
조금 쌀쌀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차가운 바람이 기분 좋은 요즘이다. 맑은 하늘을 볼 수 있는 계절, 가을이 돌아왔다. 중간고사도 끝나고 가을 여행이라도 떠나고 싶을 만큼, 11월 초는 괜스레 기분이 좋다.
하지만 여기 누구보다 열심히 그리고 긴장 속에서 11월 초를 보내고 있는 이들이 있다. 열흘 뒤 있을 ‘2018학년도 수학능력평가’를 기다리는 수험생들이다.
기자는 19살 당시, 자율학습을 하다가 요즘처럼 맑고 청량한 바깥 풍경을 보면 짜증이 났었다. 조용한 교실과 그 교실을 메우는 연필소리, 그리고 책상 위 놓인 문제집까지. ‘대학이 뭐라고. 내가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었다.
사실 대학에 진학 후, 후회가 됐다. 구체적인 진로 목표를 바탕으로 학과를 지망했지만, 기자가 생각했던 것과는 많이 달랐다. 또한 고등학교 때 희망했던 장래희망도 자기소개서를 위한 것이었을 뿐, 실제 내가 원하던 장래희망이 아니라는 것도 깨달았다. 충북대신문에서 기자로 일하며 ‘평생해도 하고 싶은 일’을 찾았지만, 수습기자로 활동하기 전엔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이렇듯 평생 바뀌지 않을 것 같은 내 상황이나 목표도 변화하기 마련이다. 수험생에게 강조하고 싶은 것도 이것이다.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물론 “내 미래가 걸려있는데 어떻게 어렵게 생각을 안 해요? 이건 저한테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요”라고 반문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가볍게’가 아닌 ‘어렵게’이다. 너무 어렵고 무겁게 생각하다 보면, 잘 알고 있던 것도 기억이 안 나고 원하는 만큼 결과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마음을 조금만 더 편히 갖고 남은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
그래도 이런 질문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 “수능을 어떻게 편히 준비해” 기자의 19살도 마찬가지였다. 습관처럼 내뱉는 한숨에 스트레스성 편두통과 습진, 구강염을 달고 살았다. “점수도, 외모도, 그리고 스펙도 뒤떨어지는 내가 대학을 갈 수 있을까?”라고 늘 되물었다. 그만큼 부담감과 압박감이 컸다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내가 너무 바보 같았다. 조금은 마음을 편히 먹거나 그렇게 먹기로 노력이라도 해볼 걸 하는 후회 때문이다.
사소하게만 느껴졌던 모든 일들이 크게 다가오고, 무엇을 하든 단지 ‘수험생’이라는 역할이 너무나도 무거웠던 그 때. 지금 이 순간에도 같은 내용과 문제를 들여다보고 있을 그들을 응원하고 또 응원한다. 단순한 위로의 말을 포함해 수능을 보는 날도 특별한 날이 아닌 평소처럼 긴장하지 않고 편안하게 시간을 보내고 왔으면 하는 바람 또한 담겨있다. 누구보다 무거울 그 마음의 짐이 덜어질 열흘 뒤를 기다리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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