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기사 이세돌 9단의 은퇴가 화제가 되고 있다. 이세돌 9단의 은퇴 대국은 국내 기업 NHN이 개발한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한돌’과 치수 고치기로 진행된다. 이세돌 9단이 먼저 2점을 두고 시작해 승패에 따라 치수가 1점씩 늘거나 줄고 총 3판의 바둑을 두게 된다. 이세돌은 지난 2016년 3월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와의 대결로 바둑 애호가들 사이에서뿐만 아니라 전 국민적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당시 알파고와의 대결에서는 이세돌 9단이 우세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알파고가 4승 1패의 우위를 보여 충격을 주었다.
이후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들의 발전이 짧은 시간 급속히 이루어져 이제는 바둑 기사와의 차이가 3점 치수가 나는 것이 정설이 되었으며, 인공지능 전문가들은 최종적으로 이 차이가 6점까지 벌어질 것을 예상하고 있다. 이세돌 9단이 알파고와의 대결에서 거둔 1승이 오히려 인간이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과의 정선 대결에서 거둔 유일한 승리로 남을 것은 자명해 보인다. 이세돌 9단이 한돌과의 은퇴 대국에서는 어떤 화제를 불러올지 기대된다.
알파고로 대변되는 인공지능의 발전은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4차 산업, 인공지능, 융복합과 같은 단어들은 이제 일상적인 용어가 되었다. 이와 달리 교양교육은 그 변화가 느리고, 본질적인 형태의 변화도 없다. 현대 교양교육을 대표하는 미국의 리버럴 아츠 시스템은 미국의 대학들이 설립된 이후 큰 틀의 변화 없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교양교육의 모태가 되는 중국 한-당 시절의 태학, 근대 유럽의 그란 투리스모나 미국의 리버럴 아츠 시스템의 기본적 탐구 영역은 고전, 문학, 예술에 걸쳐 있으며, 이들 영역에 대한 탐구를 통해 인류의 보편적 가치 함양과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자유인의 양성이라는 교양교육의 본질적인 목표를 이루려 하여왔다. 동양에서는 고전과 시에 능통한 교양인을 과거라는 제도를 이용하여 목민관으로 등용하였으며, 이는 교양교육의 본질적인 목표가 목민관으로서 필요한 자격 요건에 부합하였기 때문이다.
사회가 전문화, 세분화되면서 교육교육에도 새로운 역할이 부여되었으며, 가장 두드러진 역할이 도구학문으로서 교양교육이다. 이는 현대 사회의 요구에 부응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교양과 전공으로 이분화된 대학교육체계에서 교육교육에 실용성을 가미한 것이기도 하다. 교양교육에 대해여 토론할 때 교양교육의 본질과 실용성 사이에서 더러 마찰을 빚기도 하지만 교양교육의 두 가지 성질 사이에서 조화를 이루는 것이 필요하다.
21세기에 들어 우리가 이미 경험하고 있듯이 사회의 변화속도가 가속화되어, 이제 일반인들이 10년 후의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어려운 시대에 도달하였다. 인공지능을 갖춘 로봇의 출현 등 4차 산업 사회의 미래는 인류가 경험한 기존의 사회 변화와는 차원이 다른 세계가 될 것으로 예측되며, 대학교육 체계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읽기, 쓰기, 말하기, 비판적 사고와 같은 기초 역량 교육의 중요성이 교양교육의 영역에서 강조되면서, 기초 역량 강화를 통해 기존 사물의 역할을 재해석할 수 있고, 변화에 대해 자유롭게 대처할 수 있는 인재 양성이 교양교육의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4차 산업 시대에 변화하는 사회에 대응하기 위해 교양교육도 본질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교육체계를 확립이 중요하다.
영국인 데미스 허사비스는 우리에게 4차 산업 시대의 도래를 눈으로 체감하게 했던 알파고의 아버지이자 인공지능계의 수퍼스타다. 그는 인간의 명령을 실행하는 인공지능을 넘어 스스로 판단하고 수행하는 범용 인공지능의 개발을 최종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다양한 윤리적 문제들이 제기되고 있다. 범용 인공지능이 현실화될 곧 다가올 미래가 교양교육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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