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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읽다> 맹목적 믿음의 함정 <갈매기의 꿈>을 읽고
제 984 호    발행일 : 2024.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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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매기의 꿈>은 독자들에게 도전에 대한 큰 울림과 용기를 주는 책으로 유명하다. 주인공 조나단 리빙스턴이 갈매기 무리에서 무시당함에도 불구하고, ‘비행’이라는 자신의 꿈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 결국 가장 높은 곳에서 비행에 성공하기까지의 일련의 과정은 우리에게 도전에 대한 희망을 준다. 처음 이 책이 출판됐을 때, 이야기의 결말부(3부)는 조나단이 갈매기 무리를 통솔하고 제자들을 양성할 정도로 성공하며 마무리했다.
  그런데 2014년, 그 뒤의 이야기(4부)가 세간에 공개됐다. 작가는 이 뒷이야기가 권위와 의식이 주류를 이루는 21세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해 공개한다고 밝혔다. 4부에서는 조나단이 떠난 이후에 직접 그에게 가르침을 받지 않았음에도 그를 맹목적으로 믿거나 따르는 갈매기들이 늘어난다. 심지어 그를 추종하는 세력을 기반으로 종교까지 만들어질 정도로 조나단의 명성은 훨씬 높아진다. 하지만, 조나단은 이미 무리를 떠났으며 조나단에게 직접 배운 제자들마저 비행에 성공하며 더 이상 무리에 없는 상황이다. 이후, 갈매기들은 조나단의 가르침인 비행에 관심을 두지 않고, 조나단을 신격화하는 종교집단으로 변한다. 그러나 이러한 갈매기 집단에서도 기존 질서에 의문을 가진 한 갈매기가 나타난다. 바로 ‘앤서니’라는 갈매기다. 앤서니는 기존 질서와 관습을 거부하고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려고 마음먹은 갈매기다. 조나단에 대한 신화를 믿지 못한 앤서니는 삶의 허망함을 느끼고 익사하려고 하다가 낯선 새를 만나게 되고, 이 낯선 새는 자신을 존이라고 부르라 말하며 이야기는 끝난다.
  이전의 내용이 조나단의 노력과 도전할 용기를 통해 우리에게 실패할 용기를 주는 내용이었다면, 4부의 내용은 조나단의 노력과 상충하는 현실에 대한 비판이 담겼다. 조나단이 추구했던 자유는 스스로 한계를 극복하고, 꿈을 성취하기 위해 자신의 고귀한 가능성에 도전하는 것이지만, 갈매기 사회가 추구했던 자유는 결국 조나단이 성취했던 것을 고정적인 규범으로 정립해 이를 따르라 강요한다. 즉, 갈매기 사회는 조나단의 진정한 노력을 따르기보다는 그가 남긴 허상을 추구할 뿐이었다. 작가는 갈매기 사회처럼 허상만을 좇는 사회를 우화적으로 표현했다.
  작가의 말처럼, 세상은 점차 허상만을 추구하는 사회로 변질돼 가고 있다. 맹목적인 종교집단은 미디어 종교마케팅으로 사람들을 더욱 현혹한다. 진실이 무엇인지 파헤치려는 앤서니 같은 사람보다는, ‘고위 부족 제자’라고 불리는 이들에 의하여 편견과 왜곡된 정보에 사로잡히는 사람이 더욱 많아졌다.
  이와 비슷한 주제 의식을 가진 작품으로, 김성한 작가의 <개구리>가 있다. 이 작품에서는 노예근성을 가진 개구리들이 ‘제우스’라는 절대자에게 지도자를 보내줄 것을 청하지만, 제우스는 황새를 지도자로 보내고 황새는 오히려 개구리들을 잡아먹는다. 개구리 중 초록이와 검둥이는 제우스를 찾아 황새를 쫓아 줄 것을 청원하지만, 제우스는 모든 것이 개구리들의 의식 조작에서 온 결과임을 말한다. 또한 노예근성을 버리라며 이들에게 진실, 즉 절대적인 신의 존재가 환각임을 보여준다.
  이 두 작품을 통해 맹목적 믿음, 우상화가 지니는 문제점을 알 수 있다. 우리 사회는 이러한 허상이 주류를 이루게 되면서 자유의 의미가 점차 퇴색돼 사회가 병들어 가고 있다. 사람들을 기만하는 사이비 집단이나 거짓 정보를 진실인 양 포장하는 가짜뉴스처럼 진실을 가리는 안개가 우리 사회를 점점 더 자욱하게 덮어가고 있다. 상황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우물 안 개구리처럼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지 못한다면, 결국 ‘고위 부족 제자’라고 불리는 이들에 의해 우리의 판단력이 흐려질 것이다. 우리는 잘못된 정보가 우리를 현혹하고 있는지 제대로 판단할 수 있는 통찰력을 길러야 한다.
  우리는 더 이상 허상에 휘둘려선 안 된다. 끊임없는 비판적 사고로 왜곡된 정보와 잘못된 믿음에서 벗어나, 진실을 향한 길을 개척해야 한다. 진실을 찾는 여정은 개인의 일만이 아니다. 사회의 책임을 동반한 문제다. 우리는 사회의 왜곡된 정보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더 깊게 사고하며 끊임없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우리가 진실을 향해 나아갈 때, 비로소 더 나은 미래를 개척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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