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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남희
어린이집 안전한 '어린이의 집' 될 수 있을까
제 888 호    발행일 : 2015.03.02 


 

지난 1월 8일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에 있는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 양모 씨가 네 살배기 원생이 급식을 남기자 억지로 김치를 먹이고, 뺨을 때리는 등의 충격적인 행동을 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 비상식적인 양모 씨의 행동에 여론과 시민들은 아동학대 근절에 대한 피켓 시위를 하는 등 분노를 표출했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여러 차례의 간담회를 열고, 아동학대를 근본적으로 예방하기 위해 같은 달 27일 ‘어린이집 아동학대 근절대책’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 대책방안의 실효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보건복지부의  ‘어린이집 아동학대 근절대책’이 정말로 내실 있는 정책이 될 수 있을지 살펴봤다.
 

 

아동학대 근절의 필요충분조건 ‘보육교사의 질 향상’

  어린이집 아동학대 문제가 불거지고 이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자 가장 먼저 도마 위에 오른 것은 보육교사의 자질 논란이었다. 아동학대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을 도모하기 위해 지난 1월 21일 열린 보육정책관 주재 정책간담회에 참석한 관계자들 역시 보육교사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특히 간담회에 참여한 학부모들은 보육교사의 양성체계를 개편해 보육교사의 질을 높이는 것이 아동학대의 근본적인 대책방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보건복지부는 같은 달 27일 이 같은 의견을 수렴하여 ‘어린이집 아동학대 근절대책’으로 ‘우수한 보육교사 양성을 위한 자격관리 강화’를 내세웠다.
  현재 가장 큰 문제는 보육교사의 공급이 무분별하게 많다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기존의 영유아보육법에 따르면 보육교사 자격증은 별도의 시험 없이 보육관련 교과목을 이수하면 취득할 수 있고, 요구하는 학력 또한 사이버 대학이나 학점은행제와 같은 원격 대학을 통해 얻은 학위만으로 만족할 수 있는 등 자격 취득 조건이 매우 낮은 수준이다. 때문에 보육교사로서의 자질을 갖추지 않은 사람도 쉽게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보건복지부는 보육교사의 진입장벽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바로 보육교사 자격증 취득 시 국가시험 제도를 도입해 보육교사로서의 전문 지식과 소양을 우선적으로 검증한다는 것이다. 국가시험은 보육관련 교과목을 이수하고 인증검사를 받은 경우에 한해 응시자격이 부여된다. 또한 보건복지부는 보육교사 채용단계에서도 인성검사, 직무 교육 이수 여부 및 아동학대 범죄전력 조회 등의 검증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이에 우리 학교 신나리 아동복지학과 교수는 “그간 보육교사가 개방형 양성체제였기 때문에 보육교사가 갖춰야 할 소양을 모두 갖지 못해도 아무나 쉽게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었다”며 “국가시험과 같이 자격을 검증할 수단이 늘어나면 충분한 자격을 갖춘 사람만이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게 되니 보육사의 질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관리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직무교육의 부족 또한 현 보육교사 양성체제의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다. 특히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하는 17개 교과목 중 현장실습 관련 교과목은 단 하나뿐으로 실습위주의 교육은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보육교사의 자질은 단순히 교과목 이수만으로 채울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신나리 교수는 “보육교사의 소양은 단순한 교과목 이수뿐만 아니라 교육학적인 잠재적 커리큘럼을 통해야 얻을 수 있는 것도 있다”며 “이는 일반 대학을 통해 학위를 얻을 경우 배울 수 있지만, 대면교육이 적은 원격 대학을 통해 배우는 것은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2급 보육교사가 1급 승급으로 시 받아야 하는 교육을 확대하고, 원격 대학의 대면교육과 현장실습 관련 교과목을 크게 강화한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그리고 현직교사의 보수교육을 강화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또한 장기적으로 보육관련 해당 학과에만 자격증 취득 자격을 부여하는 학과제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내실 부족해 실효성 의심되는 근절대책

  그러나 대책발표 이후 이러한 대책방안이 아동학대 근절에는 효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시행은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방안이 아무런 준비 없이 시행될 경우 보육교사의 공급이 줄어드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앙 아동보호전문기관 최윤용 사무관은 “실질적인 근로여건이 좋지 않은 보육교사의 처우가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진입장벽까지 높아질 경우 보육교사의 수요는 크게 줄 것이다”고 지적했다. 신나리 교수 또한 “보육교사의 자격관리를 강화하면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보육교사의 공급률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로 인해 지방의 경우 교사 수급이 어려워지고 불균형이 생기는 등의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보육교사 수급이 어려워질 경우 보육교사 한 명당 아동비율이 높아진다는 문제가 발생하는데, 이로 인해 업무량이 증가해 보육교사의 피로감이 증가하게 되면 업무 스트레스로 인한 아동학대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영아의 경우 유아보다 그 위험성이 크다. 영아는 스스로 의사표현을 하는 것이 어려워 아동학대를 예방하려면 보육교사 대 아동비율을 줄여 다른 감시자를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가장 먼저 보육교사의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한다. 보육교사의 근로여건이나 급여 등을 개선해 공급률을 높여야 할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보육교사라는 직업이 갖고 있는 잠재적 아동학대 위험성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의 김남희 팀장은 “현재 보육교사 자격증을 발급받은 인원은 103만 명이 넘어가고 있지만 워낙 보육교사의 근로여건이 좋지 않아 실제 보육교사로 일하고 있는 인력은 25만 명밖에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에서 자격 조건을 강화한다고 해서 아동학대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이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라며 “보육교사의 근로여건이나 급여 관련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보육교사의 업무량 감소를 위해 부담임(보조)교사를 배치하고, 보육교사의 직무교육 시 대체교사를 파견하는 등 대체교사 확대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한 이와 함께 보육교사의 업무 스트레스 해소 및 직무교육을 위해 보육교사 상담 전담요원을 육아종합 지원센터에 배치하고,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한 멘토링을 제공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그러나 이를 실행하기엔 실질적인 어려움이 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육교사의 근로여건을 개선하기 위해선 충분한 예산이 필요하지만 관련부처가 이를 마련하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최윤용 사무관은 “현재 보육교사를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건 보건복지부와 시군구인데, 현실적으로 이 기관들이 돈을 공급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부담임교사 배치와 대체교사 확대 의무화 방안은 지난달 24일 보건복지부가 이를 지원할 예산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상황에서 개정안이에 통과돼 실효성 없는 법안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김남희 팀장은 “보조교사의 보육지원에 대한 예산이 전혀 배정되지 않은 상태이고, 정부는 예산 부담을 지자체에게 책임을 떠넘기고만 있어 이 법안이 실행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이처럼 현재 아동학대를 근절하기 위한 보육교사 관련 대책방안은 그 효과가 어느 정도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그 필요성 또한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정책을 뒷받침할 제도적 장치나 예산이 마련되지 않고 있는 탓에 그 실효성이 낮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게다가 보육교사 관련 대책방안뿐만 아니라 다른 방안에서도 허점이 속속 드러나고 있어 ‘아동학대 문제가 불거지면서 여론의 관심이 높아지자 보건복지부가 눈가리기 식으로 성급하게 제시한 어린이집 아동학대 근절대책은 말만 그럴듯할 뿐 정작 속은 텅 빈 강정’이라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김남희 팀장 또한 “개정안에 통과된 어린이집 CCTV 의무화 정책이나 보조교사 확대와 같은 법안은 실행이 가능한지 의심스러울 뿐만 아니라 어린이집 아동학대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방안이 될 수 없다”고 비판하며 “현재 대부분의 어린이집이 민영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이를 줄이고 국공립 어린이집을 많이 신설해 국가가 직접 어린이집을 관리하는 등 먼저 우리나라의 기초적인 보육 시스템을 보완 및 구축하는 것부터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남희 기자
namhee6741@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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