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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송희
맑은 고장 청주는 미세먼지에서 안전할까?
제 920 호    발행일 : 2017.06.05 

중국의 ‘에어포칼립스’가 우리나라를 덮치고 있다. 이는 공기를 뜻하는 ‘Air’와 대재앙을 뜻하는 ‘Apocalypse’를 합성한 말이다. 2013년 영국의 경제지 ‘파이낸셜 타임즈’가 중국의 심각한 대기오염 상태를 빗대 처음 사용한 말인데, 대기 오염이 대재앙을 일으켜 인류가 종말에까지 이르게 할 수 있음을 경고하는 내용을 내포하고 있다. 많은 전문가는 중국 대기오염의 영향을 자동차 배기가스, 화력 발전소 등과 함께 우리나라 미세먼지의 원인으로 언급하고 있다. 그만큼 우리나라도 중국에 의한 미세먼지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다. 특히 올해 초미세먼지 상황은 최근 3년 가운데 가장 나빴다.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지난 5개월 동안 전국에 발효된 미세먼지 특보 횟수는 276회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회 늘어난 횟수이다. 청주 또한 이런 미세먼지의 영향에서 안전하다고 할 수 없다. 청주의 미세먼지 현황과 함께 시행되고 있는 대책을 알아봤다.


모든 질병의 원인 될 수 있어

 
미세먼지 문제는 지난 대선에서도 부각됐다. 유권자들이 실생활에서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대선 후보들의 미세먼지와 관련된 공약은 이목을 끌었다. 또한 네이버나 다음 등의 포털사이트에서도 연일 미세먼지와 관련된 단어가 실시간 검색어로 오르내리고 있다. 이렇게 미세먼지의 심각성이 꾸준히 부각되면서 시민들의 일상도 달라졌다. 김미경(청주시 흥덕구·47) 씨는 “예전에는 외출하기 전에 날씨를 확인하면서 비가 오나 안 오나를 먼저 확인했는데, 언제부턴가 미세먼지 농도부터 확인하고 있다”며 “미세먼지 농도가 높으면 외출이 꺼려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미세먼지는 천식과 같은 호흡기계 질병을 악화시키고, 폐 기능 저하를 초래한다. 특히 초미세먼지는 입자가 미세해서 코 점막을 통해 걸러지지 않고 흡입돼 폐포까지 직접 침투해 천식이나 폐질환을 유발할 수 있어 조기사망률을 증가시킨다. 이와 같은 심각성 때문에 최근 선진국에서는 초미세먼지인 PM2.5를 따로 관리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또한 미세먼지는 대기를 혼탁하게 하고, 식물의 잎 표면에 침적돼 신진대사를 방해하며, 건축물·유적·동상 등에 퇴적돼 부식을 일으킨다.
  미세먼지는 직경에 따라 PM10과 PM2.5 등으로 구분하는데, PM10은 1000분의 10mm보다 작은 먼지이다. 초미세먼지인 PM2.5는 1000분의 2.5mm보다 작은 먼지로, 머리카락 직경(약 60㎛)의 1/20~1/30 크기보다 작은 입자이다. 미세먼지는 공기 중 고체와 액체 상태 입자의 혼합물로 배출되며 화학 반응 또는 자연적으로 생성된다. 사업장 연소, 자동차 연료 연소, 생물성 연소 과정 등 특정 배출원에서 직접 발생한다.
  PM2.5의 경우 상당량이 황산화물(SOx), 질소산화물(NOx), 암모니아(NH3), 휘발성 유기 화학물(VOCs)등의 전구물질이 대기 중의 특정 조건에서 반응해 2차 생성된다.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입자로서는 광물 입자(예: 황사), 소금 입자, 생물  입자(예:꽃가루, 미생물)등이 있다.
  연세대 환경공해연구소 임영욱 부소장은 “소화기계통의 질병을 제외하고 모든 질병이 미세먼지와 영향이 있다”며 “특히 크기가 작은 초미세먼지일수록 좋지 않은 성분들이 많고 인체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최근에 고혈압, 당뇨 같은 여러 가지 만성질환과 미세먼지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가 많이 발표되고 있고, 천식이나 알레르기 질환과의 문제점도 계속해서 연구.발표되고 있다”며 “폐암 등은 아주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는 것이 이미 증명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세먼지에 특히 취약한 어린이, 고령자, 만성질환자 등에 대한 정부의 주도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국에서 6번째로 많은 경보 발령 받아

  청주시 또한 미세먼지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충북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해마다 충북지역의 미세먼지 농도는 감소 추세를 보이는 반면, 청주시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지난해 도내 미세먼지(PM10) 평균 농도는 46㎍/㎥다. 2013년 56㎍/㎥에서 2014년 52㎍/㎥, 2015년 51㎍/㎥로 매년 줄고 있다. 반면 청주시는 2013년 56㎍/㎥, 2014년 53㎍/㎥, 2015년 56㎍/㎥, 지난해 49㎍/㎥로 미세먼지 농도 증감이 반복되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1~2월 평균 53㎍/㎥를 기록, 다시 올라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도내 다른 지역과 비교해도 청주는 4~12㎍/㎥가 높다. 지난해 충주의 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45㎍/㎥, 제천과 단양은 40㎍/㎥, 진천 37㎍/㎥로 조사됐다.
  특히 청주시 내에서도 지난해 PM10과 PM2.5를 통틀어 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높은 곳은 복대동으로 PM10 61.38815㎍/㎥, PM2.5 40.42761㎍/㎥의 수치를 보였다. 그 밖에 ▲문화동 PM10 49.23254㎍/㎥, PM2.5 31.47493㎍/㎥ ▲사천동 PM10 53.49721㎍/㎥, PM2.5 26.87728㎍/㎥ ▲송정동 PM10 48.47701㎍/㎥, PM2.5 32.12797㎍/㎥ ▲오창읍 PM10 49.56143㎍/㎥, PM2.5 31.55345㎍/㎥ ▲용암동 PM10 43.02648㎍/㎥, PM2.5 21.26457㎍/㎥의 수치를 보였다. 한편, 청주시는 문화동, 복대동, 사천동, 송정동, 오창읍, 용암동 5개 지역에 미세먼지 측정소가 설치돼 있고, 도로변에 위치한 복대동 1개소까지 합하면 총 6곳에서 미세먼지를 측정하고 있다.
  작년 미세먼지 경보제 발령 현황을 살펴보면 충북은 전국 16개 지역 중 5번째로 경보 발령이 많았고, 청주시는 전국 39개 시 중 6번째로 경보가 많이 발령 된 것으로 확인됐다. 미세먼지 경보제의 기준은 PM10의 경우 시간평균농도가 150㎍/㎥ 이상으로 2시간 지속되면 주의보, 시간평균농도가 300㎍/㎥ 이상으로 2시간 지속되면 경보가 발령된다. 또한 PM2.5의 경우 시간평균농도가 90㎍/㎥ 이상으로 2시간 지속되면 주의보, 시간평균농도가 180㎍/㎥ 이상으로 2시간 지속되면 경보가 발령된다.
  전문가들은 청주의 미세먼지 발생 원인을 외부 70%, 자체 30%로 보고 있다. 중국 황사뿐 아니라 충북 지역 주변의 석탄 화력 발전소 등에서 미세먼지가 유입된다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외부 요인 외에도 지형적인 특성 때문에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것이라 설명한다. 청주를 둘러싸고 있는 우암산이 대기의 흐름을 막아 원활한 대기의 순환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먼지는 가라앉는 특성이 있어서 도시를 둘러싸고 있는 지형이 높을수록 농도가 진해진다. 충북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청주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는 외부적인 영향이 크다는 것이 연구에서 입증됐다”며 “유입된 먼지가 우암산에 막혀 오래 머무르다 보니 농도가 짙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내부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현재 청주의 미세먼지 발생량을 보면 소각장, 화력 발전소, 산업시설 등에서 발생하는 비산먼지가 차지하는 비율이 PM10의 경우 57%, PM2.5의 경우 25%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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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여주기’식 정책은 피해야

  앞서 살펴봤듯이 청주의 높은 미세먼지 농도에 시민들의 건강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하지만 높은 미세먼지 농도에 비해 그 대책은 미흡하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제기됐다.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이성우 정책국장은 “이제까지 청주에서 시행된 미세먼지 대책을 보면 ‘보여주기’식의 성격이 강하다”며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9월 청주시가 발표한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보면 일시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정책뿐이다. 특히 전기자동차 민간보급 사업을 시행한다며 30대를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그마저도 실제는 단 7대만 지원됐다. 청주시의 자가용 보유대수는 30만대를 넘는다.
  그나마 실효성이 있는 정책은 살수차 운영이다. 도로 미세먼지를 제거하기 위해 상당로, 사직로, 직지로, 1·2순환로, 중고개로 및 청주.오창 산업단지 등 8개 노선에 살수차 8대를 투입해 운행에 나서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시작돼 11월까지 운행될 계획이다. 운행시간은 주간 교통체증 발생과 차량에 물이 튀는 민원발생을 고려해 밤 11시부터 익일 오전 6시까지이다. 단 여름철에는 한낮 도로 온도 상승 및 오존농도가 높아지는 것을 고려해 주간에 중점적으로 운행된다.
  이에 대해 이성우 정책국장은 “지금 미세먼지에서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비산먼지인데, 도로에 물을 뿌려 비산먼지를 공기 중에 떠있지 못하게 한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효과만 있을 뿐,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원인을 제거하지는 못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충북도는 지난해 4월부터 1년간 미세먼지 원인 규명 연구용역을 아주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했다. 청주시는 이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미세먼지 저감 방안을 마련해 지난 4월 27일 ‘미세먼지 종합계획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2025년까지 현재 미세먼지 배출량의 20% 절감을 목표로 ▲대기배출시설의 배출 허용 기준 강화 ▲지역 대기 환경 기준 설정 ▲충청강원권 협의체 구성 ▲그린카 보급 ▲노후 차량 조기 폐차 ▲카풀 서비스 확대 시행 ▲대규모 직화구이 음식점 관리 등의 정책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러한 청주시의 대책이 실효성이 있을지는 여전히 의심스럽다. 특히 지난 1월 청주시 청원구 북이면에 위치한 민간 소각시설 증설에 대한 청주시의 허가는 청주시의 미세먼지 저감 의지를 의심케 했다. 이곳은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민간 소각시설로 주민들의 우려와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를 허가해 준 것이다. 이에 대해 이성우 정책국장은 “큰 틀에서 미세먼지에 대한 정책 방향이 바뀌어야 한다”며 “사실 지자체만의 힘으로 미세먼지를 해결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보여주기 식이 아닌 실질적이고 제대로 된 대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송희 기자
shinypine@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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