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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 2023.11.27 월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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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도희&김혜지
최저임금 인상, 꾸준히 재심의를 원하는 두 외침
제 967 호    발행일 : 2022.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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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알바 하는구나. 시급 얼마 받아?” “나 최저 받아.” 대학생이라면 낯설지 않게 들을 수 있는 대화이다. 이처럼 아르바이트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 보았을 ‘최저임금’. 올해도 마찬가지로 최저임금위원회(이하 최임위)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했다. 하지만 이러한 결정에 노동계와 경영계는 모두 만족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다. 매해 결정되는 최저임금안에 대해 매번 제출되는, 그러나 지난 35년간 한 번도 받아들여진 적 없는 양측의 ‘이의제기서’. 이제는 최저임금안의 결정 방식 자체를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최저임금에 대한 노동계와 경영계의 두 목소리

  최임위는 지난 6월 29일 열린 8차 전원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을 9,620원으로 결정했다. 올해 최저임금보다 5% 인상된 금액이다. 노동계는 최초 최저임금 요구안으로 1만 890원, 2.3차 수정안으로는 1만 80원을 제시했지만, 경영계는 최초 동결을 주장했다가 2차 수정안으로 9,310원, 3차 수정안으로 9,330원을 제시했다. 양측이 제시한 금액의 차이가 쉽게 좁혀지지 않자 결국 공익위원들이 9,620원을 제시했고, 이에 동의할 수 없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소속 근로자 위원과 사용자위원 전원이 퇴장한 상황에서 표결을 통해 내년도 최저임금이 결정됐다. 그러나 최저임금 인상안이 결정되고 10일간의 이의제기 기간에 노동계와 경영계 모두 이의제기서를 제출하며 최저임금 인상안에 대한 불만족을 드러냈다.
  노동계는 인상률이 너무 낮다고 주장한다. 5%의 인상률은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임금 하락에 가깝다는 주장이다. 노동계는 ‘생계비’를 최저임금의 기준으로 사용해야 합리적인 인상률이라고 주장한다. ‘생계비’는 <최저임금법> 제4조에 나오는 최저임금 결정 기준 중 하나로, 노동자가 생활하는데 필요한 한 달 비용을 말한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하 한국노총) 유동희 차장은 “가장 많이 활용하는 단신.비혼 가구의 작년 노동자 생계비를 살펴보면 220만 원이다. 현재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해도 30만 원 차이가 난다”라고 말했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안을 비롯해 지금까지 진행된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 생계비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 노동계의 설명이다. 6월 24일 노동계가 주최한 ‘최저임금 핵심 결정 기준으로 생계비 재조명’ 공개 토론회에서 있었던 고용정보원 이정아 부연구위원의 발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적정 월 생계비 규모는 단신.비혼 가구 기준 235만 4,000원이다. 내년 최저임금 인상안으로 계산한 한 달 월급이 200만 원 정도인 것을 생각해보면, 역시나 30만 원 정도 차이가 난다.
  반면 경영계는 인상률이 너무 높다고 주장한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 양근원 팀장은 “코로나19 이후 힘든 시간을 겪고 있는 중소 영세기업과 소상공인들의 지급 여력이 고려되지 않았다”는 점이 이의제기서를 제출한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 경영계는 코로나 시기에 영업 중단과 영업시간 제한 등을 겪으며 매출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시대적 상황을 고려해서 최저임금을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고려하지 않으면 일자리 부족, 주휴수당 미지급, 더 나아가서는 폐업까지도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덧붙여 문재인 정부 시절 최저임금을 급격하게 올려 지금까지 여파를 주고 있으므로 당분간 최저임금 인상을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러한 양측의 이의제기에도 내년도 최저임금은 변하지 않았다. 실제로 35년간 정부가 최저임금에 대한 이의제기를 받아들인 사례가 한 번도 없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예상할 수 있는 결과다. 결국 2023년도의 최저임금은 9,620원으로 결정됐다.

노사 모두를 위한 최저임금은 어디에

  최저임금에 대한 여러 입장 차가 있지만, 최저임금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사람들은 소상공인과 취약계층 노동자이다. 항공대 경영학부 김강식 교수는 최저임금의 지나친 인상은 소상공인과 취약계층 노동자 모두에게 피해를 준다고 주장한다.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소상공인의 지급 능력에 문제가 생기고, 사업주는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노동자의 노동 시간을 줄이거나 다른 대안을 찾아 노동자를 해고하게 된다. 최악의 경우는 경영악화로 폐업하는 사업주도 생길 것이다. 이는 일자리 감소로 이어져 아직 노동시장에 진입하지 못한 사람들과 일자리 상실의 위험이 상존하는 취약계층 노동자에게 고용 위기와 소득 감소를 야기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그는 결과적으로 지나친 최저임금 인상은 “노동시장의 이중 구조 심화 및 소득 양극화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라며 우려를 표했다.
  실제로 인건비를 줄이기 위한 소상공인의 대응이 노동자에게 피해를 주는 사례가 늘고 있다. 최근 외식업계에는 ‘서빙 로봇’을 도입해 노동자를 대체하는 추세가 늘어나고 있다. 또 편의점 단체에서는 인건비 부담을 덜기 위해 ‘심야 할증제’ 도입을 주장한다. 24시간 운영하는 편의점 특성상 야간 수당을 지급하는 심야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야 하는데, 심야 시간대는 물건값을 올려 받아 인건비 일부를 소비자가 부담하게 하겠다는 취지다. 그뿐만 아니라 한편에선 주휴수당을 폐지하자는 목소리도 있다. 최저임금에 맞춰 인건비를 지급하기 어려우니 주휴수당이라도 지급하지 않게 해달라는 요구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최저임금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노동자가 320만 명이 넘는다는 사실이다. 통계청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임금 노동자인 2,099만여 명 가운데 전체의 15.3%인 320만 명 이상이 법정 최저임금을 보장받지 못했다. <최저임금법> 제28조 1항은 “최저임금액보다 적은 임금을 지급하거나 최저임금을 이유로 종전의 임금을 낮춘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규정한다. 그러나 적극적인 단속과 처벌은 320만 명에 달하는 노동자를 실업의 길로 내모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김강식 교수는 “준법의식 제고, 행정지도 및 관리 감독 강화, 처벌 수준 강화 등이 시행돼왔지만 이러한 방안으로 최저임금 미만율을 낮추는 것은 불가능하다. 최저임금을 개별 기업과 근로자들의 사정에 맞춰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최저임금 미만의 보수를 받고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창민(청주시 상당구·21) 씨는 “나를 비롯한 320만 명이 넘는 노동자가 최소한의 것을 당연히 보장받을 수 있는 세상이 돼야 한다. 하지만 최저임금을 보장하지 못하는 업주들의 사정도 이해한다. 최저임금을 더 신중하게 책정해 업주들의 부담을 덜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런 주장에 대해ㅇ(청주시 서원구·49) 씨는 “최저임금 미만율이 높다고, 최저임금을 낮추자는 주장은 형법이 있어도 범죄가 일어나니 형법을 없애자는 주장처럼 들린다. 규정은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회가 나아갈 이정표를 제시하는 기능도 있다고 생각한다. 여건이 안돼 당장은 최저임금을 지키지 못해도, 최저임금을 보장해야 한다는 생각을 업주가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는 반대 의견을 전했다.
  한편, 여건에 따라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자는 주장도 나왔다. 최저임금 차등 적용은 업종별.연령별.지역별로 최저임금을 다르게 책정하는 것이다. 김강식 교수는 “최저임금 미만율이 ▲농림어업 54.8% ▲숙박음식점업 40.2%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23.7%에 달하고 있다. 반면 정보통신업이나 전문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은 각각 1.9%, 3.5% 정도의 수준이다. 업종 간 최저임금 미만율 격차가 최대 52.9%에 달하고 있는 상황에서 업종별 사정에 따라 최저임금을 다르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또, 연령별 차등 적용에 대해서도 “급격한 고령화를 고려했을 때 고령층의 취업 및 소득 활동은 큰 과제인데, 젊은 노동자들에 비해 노동시장에서 낮은 경쟁력을 가진 이들에게 연령별 차등 적용은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만 이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소득 양극화에 대한 문제는 정부의 지원책이 필요하다”라는 의견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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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저임금을 업종별로 구분해 차등 적용하자는 주장에 대해 한국노총 유동희 차장은 “업종별 구분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다. 실제 협상에서 사용자 단체들의 주장은 막연히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어렵기 때문에 업종별로 차등 적용을 해달라는 거다. 하지만 해당 업종이 정말로 어렵다는 근거가 없다. 해당 업종이 어렵다면 그건 최저임금 때문이 아니라 원청 대기업의 높은 수수료 때문이다. 업종별 구분을 시행한다면 그로 인한 낙인 효과가 발생해 해당 업종에 노동력이 유입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지역.연령별 차등 적용에 대해 “지역별 구분은 미국처럼 국토가 너무 넓어 지역별로 기후와 자연환경이 달라 산업의 종류가 차이 나는 경우에나 고려할 문제다. 연령별 구분도 상식적으로 나이 때문에 다른 임금을 받는 건 말이 안 된다. 전반적으로 최저임금 차등 적용은 논거나 타당성이 부족한 주장이다”라고 일축했다.

최저임금 결정 방식을 고민해볼 때

  최저임금에 바라보는 노사의 입장 차는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절대 만날 수 없는 철길도 계속 이어지다 보면 교차로를 만나 교차점이 생기는 것처럼 노사 양측의 입장도 교차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교차점은 우선, 최임위의 최저임금 결정 방식 개선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임위를 구성하는 위원들은 고용노동부 장관의 제청에 따라 대통령이 위촉한 인원들로 결정되며, 사용자.노동자.공익위원 측에서 9명씩 총 27명으로 이뤄진다. 보통 노사 양측의 의견은 합의가 어려워, 공익위원들이 노사가 요구하는 금액의 중재안을 제시하면 제시한 안대로 최저임금이 결정되고, 노사 모두가 반발하는 상황이 매해 반복되고 있다.
  그런데 올해 최임위 공익위원들이 제시한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 5.0%를 결정한 산식(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2.7% +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 4.5% - 취업자 증가율 전망치 2.2%)에 법적인 근거가 없다. <최저임금법> 제4조 1항이 규정한 최저임금 결정 기준은 “근로자의 생계비, 유사 근로자의 임금, 노동생산성 및 소득분배율 등을 고려하여 정한다”라는 내용이 전부다. 이는 다시 말해 공익위원 마음대로 최저임금을 결정해도 규제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최임위의 문제에 대해 김강식 교수는 “그동안 심의과정에서 노사가 제시한 금액 차가 커 상호 불신과 힘겨루기 양상으로 이어져 일방이 퇴장한 채 표결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았다”라며 이에 대한 개선안으로 “첫째는 공익위원 선임방식 변경이다. 정부가 선출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노사 추천으로 공익위원을 구성하면 공익위원 선임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제고할 수 있고, 공익위원 선출에 관한 국제노동기구(ILO) 기준에도 부합한다. 둘째는 공익위원의 역할 변경이다. 공익위원이 의결권 없는 전문가 위원의 역할을 수행해 최저임금을 노사가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공익위원들이 조사연구, 자문 등을 수행하면 노사 간 소모적 갈등과 비효율, 비과학적 결정의 문제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제안했다. 덧붙여 그는 “이는 결정권을 노사위원이 갖게 하는 노사자치주의에도 합당하다. 결정은 노사위원이 내리도록 하되, 노사가 결정에 이르지 못하면 정부가 결정하는 방식이 옳다”라고 말했다.
  한편, 노동문제연구소 ‘해방’의 오민규 연구실장은 최저임금 결정 방식뿐만 아니라 최임위 제도를 전반적으로 개선하자고 주장했다. 그는 “국무총리, 아니면 최소한 최저임금 관련 정책들을 총괄할 수 있는 경제부총리(기획재정부장관)와 유관 부처 장.차관들이 직접 교섭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춰야 실제 최저임금 문제를 둘러싼 책임 있는 논의와 교섭을 진행할 수 있다”라며 최저임금 적용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유동희 차장은 “최임위 위원 중에는 최저임금의 기본적 내용도 숙지하지 않고, 표결도 참여하지 않는 분들이 계신다. 최저임금 제도의 취지와 목적에 대해 잘 숙지한 노사 측의 전문가들이 나와 서로 간의 이해와 협의가 이뤄진다면 지금보다 나은 협상이 될 것이다”라며 최임위 위원의 자격 문제를 지적했다.

  오민규 실장은 “최저임금은 단순히 액수를 얼마로 할 것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복지의 가장 최저한도를 어느 수준으로 할 것이냐의 문제”라며 최저임금제도의 사회적 의미를 강조했다. 실제로 <최저임금법> 제1조는 “근로자에 대하여 임금의 최저수준을 보장하여 근로자의 생활안정과 노동력의 질적 향상을 꾀함으로써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최저임금의 목적을 규정하고 있다. 최저임금제도가 가지는 사회적 의미를 생각하고, 해당 제도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최저임금안이 합리적으로 결정될 수 있도록 우리 사회 전체가 관심을 가지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박도희 기자 dohui@chungbuk.ac.kr
김혜지 기자 hjisunlose@chungb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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