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형 축산학과 교수
 
Ⅰ. 서론
말기 장기부전 환자의 유일한 치료방법은 새로운 대체 장기를 이식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식용 장기의 공급부족은 치료에 있어서의 어려움뿐만 아니라 장기밀매, 후진국으로부터 장기의 유입 등 사회·문화적인 문제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생명공학기술을 이용하여 이식용 장기를 생산하는 방법으로는  인공장기 (artificial organs), 간세포치료 (stem cell therapy), 동물장기이식(xenotransplantation)과 같은 기술들이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신기술을 이용한 이식용 장기의 생산에 있어서 가장 큰 난점의 하나는 환자에게 이식하였을 때의 거부반응을 최소화하는 문제이다. 이식용 장기생산을 위해 시도되고 있는 여러 방법들을 비교하면 아래와 같다.
 


표 에서 본 바와 같이 동물장기 이식은 장기의 생산범위가 넓은 반면, 이식시의 거부반응을 해결하여야 하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최근 형질전환동물 생산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체세포 복제 등의 방법을 이용하여 동물의 장기에 특이적으로 존재하는 항원을 제거하여 거부반응이 없는 장기를 동물에서 무한정 공급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Ⅱ.  연구사업의 필요성
미국에서만 한해 장기이식을 기다리는 환자는 약 5만명으로 추산되며 이 숫자는 장기기증의 부족으로 매년 10-15%씩 증가하고 있다. 환자 당 장기기증을 기다리는 평균 대기기간은 5년 정도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립장기이식 관리센터(Korean Network for Organ Sharing, KONOS)의 2008년 통계에 따르면, 고형 장기의 경우 이식대기자 대비 이식건수는 불과 10% 내외로 이러한 불균형은 점점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이다.  동물장기이식이 실현될 경우, 환자의 복지뿐만 아니라 금액으로 환산하여 국내는 연 최소 1100억원, 국외는 연 6억 5천만 달러의 대체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치료의 관점에서 보면 향후의 수요는 연 10-15%에 이르는 현재의 증가추세를 증가를 감안할 때 2020년에는 국내는 연간 약 1조 2000억 원, 국외는 연 130억 달러의 수요를 예측할 수 있다.
Ⅲ.  국내외 연구 동향
현재 동물장기이식에 대한 연구는 대다수가 돼지-인간의 모델(pig-to-human xenotransplantation)에 집중되어 있다. 그 이유로는 돼지의 장기가 크기 및 생리에 있어서 인간과 유사하고 그간 연구되어 왔던 원숭이의 장기와 달리 가축화가 된지 이 천년이 경과하는 동안에 인간으로 전염되는 질병이 발견되지 않은 점, 또 무균상태에서 돼지의 사육이 가능한 점, 돼지가 다산성이며 가격이 저렴한 점 등을 들 수 있다. 이종장기를 위해 형질전환 무균돼지의 생산은 체세포 동물복제 기술에 의해 생산 되는데 그 과정은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다.
 


돼지의 장기를 인간에 이식하였을 때 가장 큰 난점으로는 초급속거부반응(hyperacute rejection, HAR)이 지적되고 있는데, 이는 돼지 세포의 표면에 있는 항원인 galactose-alpha 1,3-galactose (gal epitope)를 인간혈액 중의 xenoreactive natural antibody (XNA)가 인식하기 때문이다. Gal epitope과 결합한 XNA는 보체(complement)를 활성화 시키며 이로 인하여 초급속 거부반응이 일어나 이식한 장기가 사멸하게 된다. 동물장기 이식 시 거부반응의 약 80%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는 초급속 거부 반응을 억제하기 위하여 형질전환동물 생산기술을 응용하여 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현재까지 크게 세 가지로 대별할 수 있다.
보체불활성화 인간에 있어서 보체의 활성화를 억제시키는 단백질인 CD46, CD55, CD59, decay accelerating factor(DAF) 등의 형질전환 돼지를 생산하여 장기를 이식하였을 때 이식된 장기로부터 보체억제인자가 발현되어 초급속 거부 반응을 방지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는 BresaGen(Australia)의 CD46, CD55, CD59 형질전환돼지 및 Nextran(USA)의 DAF 형질전환 돼지를 들 수 있다.  이들 형질전환돼지는 이미 초기 임상실험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 농림부 지원하에 CD 59 형질전환 돼지가 태어난 바 있다.
 경쟁반응효소 Gal epitope을 만드는 효소인 galT와 같은 기질(substrate)을 놓고 경쟁하는 효소를 발현시켜 gal epitope의 형성을 억제하는 방법이다. 이러한 효소로는 fucosyl transferase (또는 H-transferase, HT) 및 α-galactosidase 등이 있다.
3. GalT 유전자적중
GalT를 발현시키는 유전자를 삭제하여 gal epitope를 제거하는 방법으로 배아간세포(embryonic stem cell)를 이용하거나 체세포 핵이식 (somatic cell nuclear
transfer)기술을 이용하여 galT
의 유전자적중(gene targeting)을 한다. 실제 원숭이에 돼지 심장을 이식하는데 있어 AVR을 억제하기 위해 host의 혈중 항체들을 제거하는 연구가 1998년 듀크대학에서 시도된바 있으며 이유는 모르나 다시 돌아오는 항체는 거부 반응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 보고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농촌진흥청 바이오장기 사업단에 의해 알파갈 제거된 돼지가 태어나 건강하게 자라고 있고 2세대를  생산한 바 있다.
IV. 이종 장기의 임상 및 전임상 시험
이러한 돼지의 면역 기능이 억제되었거나, 인간의 면역체를 가진 돼지를 활용하여  장기 및 조직  이식 실험은 최근 전임상 및 임상에 적용되고 있다. 2005년 Kuwaki 등은 돼지 심장을 Baboon 원숭이에 이식하여 최장 179일까지 생존한 결과를 발표하였다. 신장의 경우 미국 Harvard 대학의 연구팀이 돼지 가슴샘을 이식하여 최장 83일까지 생존하였다.   현재까지 임상시험에 가장 근접한 이종이식은 돼지 췌도가 첫 번째 임상적용이 되고  있다. 왜냐하면 췌도 이식은 고형장기에 비해 면역학적 및 생리학적 거부반응이 적고, 실패하더라도 치명적이지 않으며, 돼지 인슐린은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사람에게 사용되어 그 기능이 확인되었고, 수혜를 받을 수 있는 환자(1형 당뇨병)의 수가 많다는 점 등 때문이다. 2007년 뉴질랜드의 Living Cell Technology (LCT)사는 캡슐화 췌도(DiabeCell)의 임상 I/IIa 상 시험을 러시아에서 실시하였고 이 결과를 토대로 뉴질랜드 보건 당국의 승인 하에 2009년 현재 뉴질랜드에서 임상 2상 시험 중에 있다. 
 V. 결론
이종장기이식은 인공장기 및 줄기세포 분화에 의한 장기이식에 비해 가장 빠르게 임상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2000년대 들어 유전공학적 기술을 이용한 α-1,3GalT 결여 돼지의 생산은 이종장기이식의 발전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해 주었다. 이와 함께 이종장기이식 거부반응의 기전에 대한 학문적 발전, 형질전환 돼지 생산기술의 발달 및 새로운 특이적 면역억제요법의 개발로 이식된 이종장기가 장기간 생존하고 기능을 유지할 수 있음이 영장류 실험을 통해 입증되고 있다. 향후 보체 활성, 응고병증, 세포 매개성 거부반응과 같은 남아있는 면역학적 장벽을 하나하나 극복해 나간다면 머지않은 장래에 이종장기이식은 사람의 질병을 치료하고 생명을 구하는 중요한 치료적 수단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동물장기 이식에 있어서 현재 국내의 기술 수준은 외국에 비하여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동물장기 이식사업은  “바이오장기” 사업으로 명명하여  2004년부터  농림부, 교과부, 보복부에서  막대한  연구자금을 투여하여 큰 연구 성과를 얻고 있다. 최근 농진청의 바이오장기 사업을 통해 여러 종의 면역기능이 조절된 형질전환 무균 돼지가 태어났다.  이와 같은 형질전환 돼지는 앞으로 안정화과정을 거쳐 전임상 및 임상 실험에 이용 될 것이다.  국내에서 이종 장기 이식사업은  가까운 장래에 현실화 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