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神 vs 神 : 잊혀진 우리 신화 속 영웅 (2)
제 878 호    발행일 : 2014.05.19 

신들의 전쟁

  동서양을 막론하고 신화 속에는 신들의 전쟁이 어김없이 등장한다. 그리스 로마신화의 주신(主神)인 제우스의 탄생은 티탄 신족인 크로노스와의 승리로부터 시작된다. 하늘의 신 우라노스를 죽이고 티탄족의 왕이 된 크로노스. 아버지인 크로노스와 어머니 레아 사이에서 태어난 막내아들 제우스는 대지의 신 가이아의 도움으로 장성하여 크로노스와 일전을 벌인다. 이 전쟁이 바로 티타노마키아(티탄들과의 전쟁)이다. 이 싸움에서 제우스는 승리하여 올림포스 주신의 자리를 얻는다.
  동양에서도 신들간의 전쟁이 있었다. 제우스가 크로노스와의 치열한 투쟁을 통해 주신의 자리에 올랐듯이 중국의 황제(黃帝) 역시 중앙신으로 군림하기 위해 많은 신들과 전쟁을 벌여야 했다.
  황제 이전 신들의 세계는 앞서 잠시 언급한 염제신농씨가 다스리고 있었다. 염제와 황제는 서로 양립할 수 없는 존재였다. 염제는 태양신으로 불의 능력을 지녔으며 황제는 뇌우의 신으로 물의 능력을 지녔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 두 신은 판천이라는 들판에서 치열한 전쟁을 치룬다. 결과는 불로써 물을 이길 수 없듯이 황제의 승리로 끝나게 된다. 그리하여 염제는 변방으로 쫒겨나게되고 그 자리에 황제가 오르게 된다. 그러나 이것은 이후 전쟁의 서막에 불과했다.
  염제가 패한 후 염제의 신하였던 용맹한 전사 치우(蚩尤)가 황제에게 도전하게 된다. 치우는 지금의 중국 산동성 일대 ‘구려(九黎)’라는 신족의 우두머리였다. 치우는 그 형제가 72명 혹은 81명이라고 할 정도로 많았다. 이 치우 형제들의 모습은 구리로 된 머리에 쇠로 된 이마를 하고 모래와 돌을 밥으로 먹었다고 한다. 치우의 모습은 여러 가지로 표현되는데, 그가 여덟 개의 팔 다리에 둘 이상의 머리를 지녔다는 설도 있고, 사람의 몸과 소의 발굽에 네 개의 눈과 여섯 개의 손을 지녔다는 설도 있다. 또 그의 귀밑 털이 칼날과 같고 머리에는 뿔이 돋았다는 설도 있다. 아무튼 치우는 이러한 강인한 몸과 함께 각종 무기들을 훌륭하게 제작할 수 있는 기술도 가지고 있었다.
  황제와 치우는 탁록이라는 곳에서 전쟁을 치루게 되는데, 서로의 군세(軍勢)를 보면 다음과 같다.
  황제군은 호랑이, 표범, 곰, 독수리, 매 등 맹수와 맹금의 군단에 날개달린 용인 충직한 신하 ‘응룡(應龍)’, 황제의 딸이자 가뭄의 여신인 ‘발(魃)’ 등이 있었다.
  치우군은 앞서 말한 72명 혹은 81명의 형제들과 바람의 신 ‘풍백(風伯)’, 비의 신 ‘우사(雨師)’, 거인족인 ‘과보족’ 그리고 산도깨비 ‘이매’와 물도깨비 ‘망량’ 등이 참여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치우군의 승리가 이어졌다. 일설에는 아홉 번 싸워 아홉 번 모두 치우군이 승리했다고 한다. 그러나 마지막 전투에서 황제의 딸이자 가뭄의 여신인 발의 활약으로 치우군은 패배하게 된다. 결국 치우는 홀로 전투에 임하다 황제의 충신 응룡에게 사로잡히게 된다. 이에 치우의 부활이 두려웠던 황제는 치우의 손과 발을 형틀에 채워 즉각 처형했다고 한다. 이로써 황제와 치우 간의 전쟁은 끝이 난다.
  그러나 치우는 죽었으되 죽지 않고 ‘전쟁의 신’으로 다시금 부활한다. 한(漢)의 고조 유방도 항우와의 전쟁에 앞서 치우에게 제사를 드렸고, 기록에 의하면 충무공 이순신장군도 치우사당에 제사를 드렸다고 한다.
  치우 사후에도 염제의 복수를 위해 황제에 도전한 신들이 있었다. 바로 ‘형천(刑天)’과 ‘공공(共工)’이 그들이다.
  형천은 본래 염제의 신하로 음악을 담당하던 신였는데, 치우의 분한 죽음을 원통하게 여겨 곧 흩어진 신족을  다시 규합하고, 자신의 주무기인 도끼와 방패를 들고 황제군에 대항한다. 형천은 투지와 패기가 굉장히 강한 신이었다. 형천은 황제와의 전투에서 황제와 싸우다 목이 잘리고 만다. 황제가 잘린 목을 땅속에 묻어버리자 목을 찾지 못한 형천은 불굴의 투지를 발휘해 변모하기 시작한다. 젖가슴이 눈으로, 배꼽이 입으로 변한 것이다. 형천은 이런 모습으로 도끼와 방패를 들고 춤을 추었다고 한다. 원수를 갚지 못한 분노와 슬픔의 춤이었을 것이다.


  형천에 이어 또다시 반란을 일으킨 신은 공공이다. 공공은 물의 신으로 머리털은 불꽃처럼 붉었고 사람의 얼굴에 뱀의 몸을 하였다고 한다. 그는 서북방에서 세력을 키워 천하 패권을 차지할 요량으로 그의 신하인 상류(相柳: 아홉 개의 사람 머리에 몸은 구렁이였다고 함)와 함께 군사를 일으켰다. 치열한 접전 끝에 궁지에 몰린 공공은 격분해 하늘을 지탱하고 있던 거대한 산을 머리로 받아버렸다. 그 충격으로 그 당시 하늘의 기둥역할을 하던 부주산(不周山)의 허리가 꺽이더니 마침내 천하는 서북쪽이 올라가고 동남쪽이 주저앉아 버렸다. 이때부터 중국의 지형은 모든 강이 지대가 높은 서북 지방에서 흘러나와 동남쪽으로 흘러가게 되었다고 한다.
  형천과 공공의 패배 이후 황제는 신화 속 주신으로 완전히 자리매김하게 된다.


신기한 동물과 사람들

  티폰, 히드라, 스핑크스, 켄타우로스 등은 그리스 로마신화에 나오는 괴수 혹은 괴이한 종족들이다. 동양신화에도 이에 못지 않은 신기하고 재미있는 동물들과 사람들이 등장한다.


  서양에 유니콘이 있다면 동양에는 ‘승황(乘黃)’이 있다. 승황은 등에 뿔이 달린 짐승으로 승황을 타고 다니면 천 살까지 살 수 있다고 하여 옛사람들은 상서로운 동물로 여겼다고 한다.
  또 두 마리가 합쳐야 하늘을 날 수 있는 새가 있다. ‘만만(蠻蠻)’이라는 새는 날개가 한 짝밖에 없어서 혼자서는 날 수가 없다. 그래서 두 마리가 떨어지지 않고 한몸처럼 붙어야 비로소 하늘을 날 수 있었다. 마치 오리처럼 생긴 이 새가 나타나면 큰 홍수가 난다 하여 사람들은 불길한 새로 여겼다. 그러나 훗날 동양의 문학작품 속에는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연인들을 나타낼 때 ‘비익조(比翼鳥)’라는 말로 표현하며 상서로운 새로 인식하게 된다. 양귀비를 사랑한 당나라 현종은 양귀비가 죽자 그녀를 추억하며 “땅에서는 연리지가 되고 하늘에서는 비익조가 되자”라는 사랑의 맹세를 했다고 한다.
  앞서 언급한 황제와 치우와의 전쟁 때 황제에게 잡혀 죽은 신비한 동물이 있었다. 동해 바다의 유파산(流波山)이라는 섬에 생김새는 소같이 생겼는데 외다리를 하고는 천둥소리를 내는 동물이 있었으니 이름을 ‘기(夔)’라 했다. 황제는 이 동물을 잡아 그 가죽으로 북을 만들어 천둥소리를 냈다고 한다. 
  중국 동쪽 바닷가 옥저 땅에 장비국(長臂國)이라는 나라가 있는데 이 나라 사람들은 팔이 무척이나 길어서 물고기를 서서 잡는다고 한다. 또 삼수국(三首國)이라는 나라의 사람들은 머리가 셋이 달렸는데 불로불사의 삶을 살았다고 한다. 동양의 키클롭스라 불리우는 일목국(一目國) 사람들은 눈이 하나밖에 없다. 바닷가에 사는 섭이국 사람들은 귀가 굉장히 길고 커서 한쪽 귀는 요를 깔고 한쪽 귀는 이불로 덮고 잤다고 한다. 또한 이들은 호랑이를 부리고 살았다고 한다.


  참으로 괴이하고 신기한 나라의 사람들이다. 그러나 가장 괴이한 나라의 사람들은 아마도 관흉국(貫胸國)사람들일 것이다.
  관흉국 사람들은 나라이름처럼 가슴에 구멍이 난 종족인데, 이들은 비천한 사람들이 신분이 높은 사람을 모시고 갈 때면 마치 가마에 태운 것처럼 가슴에 장대를 꿰어 모시고 다녔다고 한다. 이들에게는 가슴에 구멍이 뚫린 슬픈 사연이 전해오는데 이들 조상이 홍수를 다스리던 우 임금한테 반항하다가 사형을 당했는데 그때 가슴이 뚫렸다고 한다. 그 이후로 그 후손들은 모두 가슴이 뻥 뚫린 채 태어났다는 것이다.
  우리는 서양의 ‘아마조네스’를 알고 있다. 여인들로 구성된 매우 호전적이 전투적인 종족이다. 활 쏘는 데 방해가 된다고 하여 가슴을 도려내고 남자아이를 낳으면 죽여버린다는 그런 종족이다.
  동양에도 이런 여성으로만 구성된 나라가 있으니 그 이름은 말 그대로 ‘여인국(女人國)’이다. 이 여인국에는 황지(潢池)라는 연못이 있는데 이곳에서 목욕을 하면 저절로 임신이 된다고 한다. 그런데 남자아이를 낳으면 3년 후에 저절로 죽고 딸만 살아남는다고 한다.


우리 신화 속 영웅을 상상할 때

  이렇듯 동양과 서양은 같은 듯 다른 신화를 가지고 있으며 다양하고 신비한 이야기들이 존재하고 있다.
지금까지 언급된 동양의 신화는 기원전 2~3세기경에 중국에서 쓰여진 <산해경> 이라는 책에 나온 이야기들이다. 서양에 <그리스 로마 신화>가 있다면 동양에는 <산해경>이 있다.
  그런데 어째서 우리 동양의 신화는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을까?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것은 서구에 의해 동양의 근현대화가 진행되면서 그들의 문화까지도 자연스럽고 무차별적으로 포용했기 때문일 것이다. ‘선진문화 습득’이란 전제하에 우리 동양의 문화는 ‘후진문화’로 인식하는 오류를 범하고 만 것이다.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우리 민족의 신화는 우리 민족과 국가의 성립을 말해주는 건국신화가 거의 전부이다. 그 속에는 민족 시조(始祖)의 신비성과 엄숙성은 있지만 재미있고 신비한 모험과 사랑이야기는 빠져 있다. 지배자의 정통성과 지배계급의 우월함을 나타내는 건국신화에 불경스런 이야기는 모두 배제되는 것이 마땅했을 것이다.
  그러나 정사가 아닌 야사에 나오는 혹은 구전으로 전해오는 우리 민족의 신화는 참으로 다양한 스토리텔링을 가지고 있다. 지역마다 시대마다 다양하게 우리 생활 속에 스며있는 우리의 신화들을 이제는 문화로써 불러 일으킬 때이다.
  앞에서 이야기한 신들의 전쟁이라는 것은 결국, 현실세계에서는 구세력에서 신세력으로 교체되는 세력교체의 결과를 의미한다. 그리스 로마신화에서 티탄족은 그리스 이전 세력을 나타내는 것이고 염제나 치우 또한 황제에게 중원을 빼앗겨 변방으로 물러난 변방세력에 대한 이야기일 것이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상상 속에서 서구의 신들은 문화의 아이콘으로 책과 영화로 상품화돼 우리들의 상상력을 지배하고 다니지만, 우리의 가슴속 저 편 어딘가에는 서구의 신들과 끊임없이 싸우고 있는 치우와 형천의 모습이 남아있을는지 모른다.
  우리가 그들을 상상하고 그들을 불러내는 순간, 우리는 제우스와 헤라클레스와 싸우고 있는 황제와 예, 그리고 치우의 멋진 모습을 볼 수 있을는지 모른다.
  상상하라! 우리의 신화 속 영웅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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