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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하연
스마트폰에서 인연을 찾을 수 있을까요?
제 924 호    발행일 : 2017.11.06 


주위에 이성이 많아도 정작 내 인연을 만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제까지 이성을 소개받는 방법으로는 지인이 주선해주는 소개팅이나 여러 명이 어울려 단체로 진행하는 미팅 정도가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새롭게 급부상하고 있는 만남 방법이 있다. 바로 사진을 보며 맘에 드는 이성을 선택하고, 간편하게 상대를 만나는 ‘소개팅 어플’이 그 주인공이다. 스마트폰으로 제약 없이 쉽게 많은 사람을 만나볼 수 있는 소개팅 어플이 새로운 소개팅 문화를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 있는 한계점도 점차 모습을 드려내고 있다. 지금부터 우리의 삶과 더 가까워지고 있는 소개팅 어플의 다양한 측면을 조명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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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안에서 인연 찾기

  연말이 다가오는 요즘, 올해의 마지막을 외로이 보내기 싫어하는 솔로들이 가득하다. 크리스마스나 연말의 한껏 들뜬 분위기가 이들에겐 달갑지 않다. 달력을 넘기면 가득 표시된 바쁜 스케줄에 지쳐 새로운 연애에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는 없다. 가까운 친구를 통해 소개팅을 받기에는 인맥의 한계도 있고, 섣불리 받았다가 안 좋은 기억만 남겨 주선해준 친구와 사이만 멀어진 경험 때문에 소개팅을 결정하기도 쉽지 않다.
  소개팅 어플은 이러한 문제를 단숨에 해결해준다. 손에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만 있으며 언제든지 좋은 인연을 찾게 해주는 소개팅 어플이 바쁜 솔로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한국소비자원의 발표에 따르면 2015년을 기준으로 업체 수는 170여 개에 달하고, 국내 시장의 규모는 700억 원으로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젊은 세대들은 소개팅 어플이 일반적인 소개팅보다 훨씬 경제적이고 유용하다고 말한다. 소개팅 어플을 사용해 본 경험이 있는 정인혜(청주시 복대동·22) 씨는 “친구들에게 소개팅을 부탁하며 아쉬운 소리를 하는 것도 한두 번이지, 마음에 드는 이성을 만날 때까지 친구들만 바라볼 수는 없는 일이다”며 “주위에 맘에 드는 상대가 없다면 소개팅 어플을 통해 다양한 이성과 만나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위치기반 서비스를 활용해 인근에 있는 상대를 찾으면 그날 바로 약속을 잡아 만날 수도 있다”며 소개팅 어플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소개팅 어플, 그 사용법은?

  기자는 더 정확히 소개팅 어플에 대해 알기 위해 직접 어플을 설치해 사용해봤다. SNS상에서 제일 많이 노출된 A어플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의 사진 3장을 등록해야한다. 그 후 자신의 신체조건과 흡연여부, 음주정도를 포함한 개인정보를 입력하는 과정을 거쳐야한다. 회원가입 절차는 기자가 생각한 것 보다 까다로웠다. 기존에 가입돼 있는 이성 회원들을 무작위로 선정해 등록된 사진을 통해 가입 희망자의 외모를 평가하고, 그 평가 점수가 평균 평점을 넘어야 어플 가입이 허가된다. 가입이 허가되면 다른 이성의 프로필을 하나씩 넘겨보며 점수를 매길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기자는 다행히도 가입 과정을 통과했지만, 취재과정에서 다른 이성이 기자의 프로필 사진을 볼 수 있다는 것에 민망해졌다. 가입이 허가되면 나에게 높은 점수를 준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할 수 있고, 많은 사람들이 프로필에 ‘좋아요’를 누른다. 자신이 원하는 이상형을 찾으려면 키가 큰 남성.연상의 남성.상위30% 남성.근육질 남성으로 상대를 고를 수 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A어플을 자유롭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가상화폐 ‘리본’이 필요하다. 어플을 사용하는 회원에게는 매일 이성을 소개하는 오늘의 카드 두 장이 배달되고, 이들 중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으면 ‘좋아요’를 보내 자신의 마음을 전할 수 있는데 이때 리본 5개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상대와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추가로 리본 30개가 필요하다.

남들이 보는 나는 몇 점일까?

  대부분의 소개팅 어플에서는 이성으로부터 받은 점수로 자신의 가치가 평가된다. 그리고 그 평가의 대부분은 자신이 등록한 프로필 사진에 의한 외모 점수이다. 그래서 소개팅 어플 사용자들은 자신의 프로필 사진에 많은 신경을 쓴다. 때문에 소개팅 어플을 ‘자신의 얼굴을 평가해주는 어플’이라는 의미에서 ‘얼평 어플’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소개팅 어플 사용자인 서민영(청주시 산남동·20) 씨는 “습관적으로 외모를 평가받으며 점수가 잘 나오면 남들에게 인정받는 기분이고, 점수가 잘 나오지 않는 날이면 자존감이 떨어지는 기분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김효준(청주시 복대동·25) 씨는 “외모도 스펙이라는 말은 들었지만, 자신의 인연을 찾는 데까지 내 외모에 점수가 매겨진다면 소개팅 어플을 사용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사진을 통해 남들이 나를 평가하는 소개팅 어플에서 남들에게 인정받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의 심리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우리 학교 심리학과 박상희 교수는 “외모를 중요시하는 사회 분위기의 결과로 오직 외모의 측면에서만 자아존중감을 높게 유지하고자 하는 동기가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며 “자신을 스스로 평가하기보다는 남의 평가에 의존하는 집단주의적인 문화의 영향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스마트폰 어플은 풍부한 시각적인 정보를 여러 사람에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동기를 쉽게 충족시킬 수 있어서 더욱 인기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소개팅 어플의 그림자

  소개팅 어플은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등록된 프로필 말고는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기가 어렵다. 익명을 부탁한 B씨는 소개팅 어플이라고 해서 단지 ‘가볍게’만 여기는 사람들에게 불만을 털어놨다. 그는 어플을 사용하며 수많은 과정을 거쳐 이성과 대화하고 약속을 잡았지만 실제로 이뤄진 만남은 한 번도 없었다. 박상희 교수는 소개팅 어플을 사용하는 이들에게 “자신의 이상형을 찾기 위해 더 많은 상대를 만나는 것이 가능해진 것은 분명히 긍정적인 현상”이라며 “하지만 무작위로 사람을 만나는 것보다는 자신의 성향에 적합한 사람을 선택해 만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또 소개팅 어플이 사회를 계급화 한다는 비판도 있다. 회원 자격을 특정 학교, 특정 직군으로 제한해 ‘명문대’ 출신이거나, 대기업.공기업.외국계 기업 종사자만 가입할 수 있게 하는 어플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 어플은 학교나 직장 이메일로 인증번호를 발송해 가입 자격을 확인하는 인증절차를 거쳐 회원 가입을 허락한다. 실제로 이런 어플이 증가하면서 이성을 만나는 데에도 철저한 계급제도가 생겼다는 불만의 소리도 나오고 있다.

  솔로 탈출을 꿈꾸는 누군가에겐 한 줄기 빛과 같은 소개팅 어플이지만, 한계와 부작용의 우려도 함께 있다. 연애도 시대에 따라 새로운 트렌드가 만들어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결국은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다. 사람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없다면 소개팅 어플은 잠깐 유행하다 잊히는 처지로 전락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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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하연 기자
hy20@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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