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본사에서 이뤄졌던 총학생회 선본 정책방향 토론은 기자에게 충격이었다. 총학 후보라면 반드시 문제의식을 갖고 있어야 하고 정확히 이해하고 있어야 할 부분을 놓치고 있는 듯한 후보가 있었기 때문이다.

 토론 과정에서 주로 공방이 오갔던 부분은 단연 ‘등록금 인상’ 문제였다. 의견은 두 입장으로 엇갈렸다. 기호 1, 2번 후보는 ‘등록금 인상은 어쩔 수 없으니 융통성을 발휘해 시설 개선 등을 통해 회수율을 높여야 한다’고 했고 기호 3번 후보는 ‘인상률은 정해져 있지 않으며 강경하게 끝까지 싸워야 한다’고 했다. 여기까지는 소위 말하는 ‘비운동권 성향’ 후보와 ‘운동권 성향’ 후보의 전형적 대립 구도였다.

 그러던 중 현재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국립대 법인화 이야기가 자연스레 나왔고, 이 부분에서 총학 후보로서의 준비성을 의심케 하는 발언이 나왔다.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는 국립대 법인화를 학생으로서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며, 법인화가 되면 오히려 학교에 뭔가 이점도 있을 수 있지 않느냐’는 견해의 한 후보 발언이었다.

 총학 후보로 출마하는 이가 아니더라도 국립대 학생이라면 누구나 꼼꼼하고 민감하게 살펴봐야 할 국립대 법인화 문제를 단지 ‘정부 정책이니 학생인 우리는 상관없다’는 식으로 받아들이는 모습 속에서 총학 후보로서의 ‘준비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느끼게 됐다. 그는 국립대 법인화가 파생시킬 효과를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혹시나 기자가 잘못들은 건 아닌지 토론 녹취 자료를 듣고 또 들었을 정도다. 지난 796호 대학논단에서도 국립대 법인화가 구체적으로 다뤄졌듯이, 국립대 법인화 문제는 국립대 학생이라면 분명 좀더 세밀하고 비판적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는 사안이다.

 누가 더 낫고 누가 못 낫다는 것을 이야기하자는 것이 아니다. 옳고 그름에 대한 가치판단 역시 그 다음 문제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학생과 학교의 향후 전망과 권익이 달린 문제에 대해서는 총학생회에 출마한 후보로서 최소한의 이해와 관심이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총학생회’라는 자리는 철저한 준비 없이 단순한 열정만으로는 버거운 자리다. 현재 우리 학교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거시적 담론은 무엇이며 이는 학생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함께 파악하고 대비해야 하는 자리인 것이다. 한창 선거운동이 진행되는 이 시기의 선거 분위기 속에, 마음이 참으로 무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