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회’는 말 그대로 학생들의 권익을 실현하기 위해 학생으로서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은 기구이다.

 그런데 학생들은 지금까지의 총학생회가 과연 그러한 기본적인 역할에 걸맞은 사업이나 정책을 진행해 왔는지 의문을 가지고 있다. 더구나 대다수 학생들의 무관심까지 더해져 ‘학생회’ 자체의 영향력이나 힘이 예전에 비해 약화된 것 또한 사실이다. 이로 인해 학생회가 학생들의 권익을 위해 학교 측과 줄다리기 할 수 있을 만한 역량을 가질 수 없는 안타까운 현실까지 계속 반복되고 있다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    

 지난 7일 입후보 마감과 함께 2009년도 제41대 총학생회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최종 등록된 이번 총학생회 선거운동본부(아래 총학 선본)는 기호 1번 ‘HALO’, 기호 2번 '황소고집', 기호 3번 '개념있는' 3개다.

 이에 본사에서는 11월 26일 진행되는 총학 선거에서 학생들이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각 총학 선본의 기조나 정책방향을 주제로 3명의 정후보가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토론은 11일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약 2시간 동안 충북대신문사 기자실에서 이뤄졌다.  

등록금 협의, 융통성인가 투쟁인가

사회자(아래 사회) : 이번 총학선거에는 총 3개의 선본이 있습니다. 후보들께선 기호 순서대로 선본의 기조나 중요 공약 사항들부터 이야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류두환(아래 류) : 저희 기호 1번 ‘HALO’ 선본은 학생회의 투명함과 깨끗함을 최우선 기조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등록금 인상폭 축소와 축제의 활성화 정책을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할 것입니다.

이상수(아래 이) : 저희 기호 2번 ‘황소고집’ 선본은 학우들을 대변할 수 있는 학생회가 될 것을 첫 번째 기조로 하고 있습니다. 등록금 문제는 물론이고, 이번에 문제가 됐던 해외연수와 관련한 복지 문제를 중점적으로 개선할 것입니다.

곽병기(아래 곽) : 기호 3번 ‘개념있는’ 선본에서는, 앞의 두 후보께서 공통적으로 말씀하셨던 등록금 인상 저지와 관련한 현실적이고 직접적인 부분을 주요 정책으로 삼고 있습니다. ‘개념있는’ 선본은 무엇보다 자치적이고 학우들과 소통하는 학생회를 지향합니다.

사회 : 후보들께서 말하셨듯이 학생들에게는 아무래도 등록금 문제가 가장 중요할 텐데요, 이에 대해 먼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류 : 저는 등록금 인상은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보는 입장이지만, 그래도 학생들을 위해 최대 인상 수치는 3~6%가 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등록금 협의가 진행된다면 최종적으로 6%선에서 인상률을 정하는 것이 적합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곽 : 저는 등록금의 최소 인상폭이라는 것은 정해져 있지 않다고 봅니다. 등록금 협상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죠. 학교 측의 무조건적인 등록금 인상은 막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당선이 된다면 당선 직후부터 강경하게 등록금 투쟁에 돌입할 것입니다. 학교 측에 예산자료 등의 정보공개 요청부터 할 것이고, 지역민들에게도 서명을 받고 학부모들과 성명서를 내는 방식으로 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입니다. 구체적이고 강경하게 등록금 인상 반대의사를 학교에 전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 등록금 인상폭을 최소로 줄이기 위해 싸워야 한다는 것은 맞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도 등록금이 5% 이상 인상돼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니까요. 하지만 지역주민들과 연대한다는 것이 가능할지 의문이 듭니다.

곽 : 지역민들 중 충북대와 관련이 없는 사람이 오히려 더 적습니다. 더군다나 학부모 입장이라면 더 절실한 문제로 받아들일 것입니다.

학생참여 유도인가 전문성 띤 대응인가

사회 : 후보들께선 등록금 협의에 관해 방법론적 측면에서 좀더 구체적 계획이 있으십니까?

곽 : 전문성이 더 필요하다고 봅니다. 학생회라고 하더라도 학생이라는 이유로 의견이 묵살당하거나 무시당해선 안 됩니다. 등록금 협의 과정에서 학교 측이 계속 인상을 고집한다면 학교의 예산집행 정지 신청을 할 수 있는 고소, 고발 등의 법적 대응도 불사할 것입니다. 또 회계사 등 전문가에게 학교의 예산자료 분석을 맡겨 확실한 대응책을 마련하겠습니다. 

이 : 준비 없는 상황에서 협의에 들어가서는 안 된다는 생각엔 저도 동의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방법보다는 일반 학생들도 등록금 협의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 학우들의 의견이 구체적으로 반영될 수 있게 하겠습니다.

류 : 등록금 협의를 학우들과 함께해서 의견을 공유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전 등록금 문제는 무엇보다 복지 증진 등을 통해 등록금 회수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협의를 이끌어 가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등록금 문제는 융통성 있게 봐야합니다.

이 : 제 판단으로는 사실상 학생들은 등록금 인상이 어쩔 수 없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여겨집니다. 그렇다면 등록금 인상을 인정하는 만큼 차라리 학교에서 그만큼의 혜택을 학생들에게 주도록 하는 것이 옳습니다. 예를 들면 학내 시설개선 등을 통해서 말입니다.

곽 : 등록금 인상은 ‘어쩔 수 없는’ 당연한 것이 절대 아닙니다. 현재 정부에서 추진하는 국립대 법인화 등으로 인해 국립대 등록금이 폭등할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학생회 차원에서 국립대 등록금을 사립대 수준으로 폭등시킬 국립대 법인화를 저지할 수 있는 노력도 해야 합니다. 등록금 문제와는 아주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입니다.

해외연수 “공정하고 투명하게” 공통의견

사회 : 이제 올해 문제가 됐던 해외연수 관련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 저는 해외연수 개선 문제를 굉장히 중요한 정책으로 보고 있습니다. 올해 해외연수에서는 선발과정의 투명성이 문제였습니다. 내년부터는 어떤 과정으로 누가 선발됐는지 알 수 있도록 투명하고 공정하게 선발과정을 바꾸겠습니다. 선발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까다로운 자격 제한을 없애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추첨 같은 것도 좋은 방법이라 봅니다. 

류 : 저 역시 같은 입장입니다. 투명화는 저희 선본의 기조인 만큼 연수는 선발과정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곽 : 해외연수는 실질적으로 등록금 협의를 하는 학생회 임원을 회유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입니다. 그건 말도 안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연수는 근본적으로 일반 학우들 위주로 참여 대상을 바꾸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이 : 그렇습니다. 구체적 선발기준 항목부터 바꿔야 합니다. 해외연수 선발기준에 ‘학생회 경험이 있는지 여부’ 등을 묻는 항목은 없애야겠죠.

곽 : 추첨과 같은 방법적 측면도 구체적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저는 학생 전체가 전자추첨시스템 등을 통해 모두 선발과정에 참여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런 전자추첨시스템을 활용한다면 다른 여러 부분에서도 적용할 수 있어 학내 직접민주주의 실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류 : 저 역시 공개추첨을 추진하겠습니다.

이 : 저 또한 이번 개성연수 추첨의 사례처럼, 정확히 공지한 후 공정하게 추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회 : 해외연수와 관련해서는 세 후보 모두 비슷한 의견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 후보별로 마무리 발언을 해 주시기 바랍니다.

류 : 저희 기호 1번 ‘HALO’ 선본은 모든 것을 학우들과 함께 진행할 것입니다. 학우들의 의견을 충실히 반영하는 투명한 학생회가 되겠습니다. 학우들과 학교 간의 소통을 잘 이루어 내고 등록금 회수율 또한 최대로 높이겠습니다. 

이 : 저희 기호 2번 ‘황소고집’ 선본은 무조건적으로 학교 측과 싸우는 학생회가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학생은 공부가 주가 돼야 하는데 막무가내로 학교와 대립하는 것은 학생회의 역할에 어긋난다고 봅니다. 황소 같은 고집으로 학생회 역할을 끝까지 잘 해내겠습니다. 

곽 : 기호 3번 ‘개념있는’ 선본은 무엇보다 학생자치를 우선으로 하는 학생회가 되어 등록금 인상 저지, 국립대 법인화 반대를 꼭 이뤄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등록금 협의와 투쟁은 현실성 있게 전문성을 가지고 추진할 것이며 학우들과 자유롭게 소통하여 쓴 소리도 수용하는 책임있는 학생회가 되겠습니다.

사회 : 각 선본이 내세우는 공약과 정책, 기조는 우리 학교 전체 학생들과의 약속입니다. 그 약속을 지키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한정된 지면으로 토론의 모든 부분을 담을 수는 없겠지만 중요한 문제인 등록금, 해외연수와 관련한 선본의 입장을 통해 학생들의 선택에 도움이 될 것을 기대해 봅니다. 토론에 참여해 주신 후보들께 감사드리며 대학논단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