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호기심이었습니다. 그저 막연한 동경으로 신문사 문을 두드렸습니다. 인턴과정을 거쳐 입사시험을 본 후, 수습기자 임명으로 신문에 처음 제 이름이 실렸을 때의 그 순간이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그때는 신문에 제 이름이 실린 것을 보고서도 믿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확인하고 또 확인했더랬지요. 그렇게 해도 떨리는 가슴이 진정되지 않아 하루종일 들떠 있었던 기억이 나 새삼 웃음이 납니다.
 수습기자가 되어 신문사의 문을 열고 오는 그 매번의 순간은 저에게 있어 설렘, 그 자체였습니다. 신문사 한쪽에 잔뜩 쌓여 있는 신문들과 책들도, 진지하고 무겁기만 한 회의시간도, 무섭기만 한 선배들과 적응하기 힘든 신문사 특유의 분위기도 그저 제 가슴을 설레게 했습니다. 처음 제 이름 세 글자가 박혀서 나간 기사가 나갔을 때의 감동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수습딱지를 떼고 정기자에서 부장을 거쳐 편집장이 되기까지 오로지 ‘기자’라는 사명감과 ‘언론사’에 있다는 책임감으로 일하고자 했습니다. 누적된 피로와 스트레스를 참다못해 울면서 기사를 쓰고 교열 보던 날이 숱했습니다. 마감으로 밤을 새는 날도 흔한 일상이었지요. 하지만 그럴 때에도 신문사 문을 처음 두드렸을 때의 그 설렘을 잊지 말자고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해서든지 독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신문이 되기 위해 그리고 외면당하는 신문이 아닌 ‘읽히는 신문’이 되어 보고자 후배들과 한 마음이 되어 고군분투했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고백하자면 지금의 신문사는 과거와는 비교도 할 수 없게 하락해버린 신문의 위상과 학우들의 무관심에서 비롯되는 적은 기자 수, 이로 인한 과도한 업무량과 이를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는 기자가 나타나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됐습니다. 인쇄매체의 총체적 위기라고 정의 내려지는 지금 시대에 발맞춰 신문이 제 입지를 굳히지 못했던 것이 문제가 되고만 것이지요.
 물론 이런 상황들이 앞으로도 쉽게 해결될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해결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 후배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후배들에게 안고 가야 할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고민과 해결을 위한 노력들은 앞으로 우리 충북대와 충북대신문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 데 큰 역할을 해 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제 후배들은 저보다 더 잘할 것이라 믿고 마음 편히 자리에서 물러나고자 합니다.
 마지막으로 더 좋은 충북대신문을 만드는 노력에 독자 여러분도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충북대신문은 기자들의 것이 아닌 바로 독자 여러분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충북대신문을 향한 끊임없는 관심과 질타를 부탁드리며 퇴임소감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