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차도 건설공사는 미친 짓입니다” 한 남자가 서른 명 남짓한 사람들 앞에서 열변을 토하고 있었다. 지난 24일 오후 2시 개신오거리 고가차도 공사 현장 바로 옆에서는 고가차도 건설의 타당성을 묻는 현장 토론회가 열리고 있었다. 마침 학교로 향하던 기자는 현장으로 다가가 남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고가차도가 건설되면 사창사거리로 병목현상이 나타나지 않겠냐’고 시에 물었더니 그 문제는 인정한다고 하더군요. ‘알면서 왜 하냐’고 다시 물었더니 문제가 생기면 추가로 입체화 도로를 건설하겠다는 게 아닙니까……”
 청주시가 내세운 근시안적인 대안에 객석 여기저기에서 탄식 어린 웃음을 터뜨렸다. 이 현장 토론회의 객석에는 중년층이 대부분이었고 드물게 백발 할아버지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젊은 층은 30대 후반으로 보이는 여성 둘과 본인뿐이었다. 토론회는 충북대병원 근처의 학교 후문에서 진행돼 학교를 오가는 많은 학생들이 보였으나 토론회 현장을 잠시 힐끗거릴 뿐 무심히 지나쳐 갔다.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개신오거리 고가차도 반대 추진위원회’는 우리 학교 총학 측에 토론회 참석을 요청했다고 한다. 하지만 토론이 끝나도록 총학은 얼굴도 비치지 않았다. 궁금해졌다. 시의원들은 이미 끝난 사안이라며 불참 의사를 밝혔다는데 총학은 이번 사안에 관심이나 있는 것일까? 총학을 비난하려는 것은 아니다. 우리 학교 대부분의 학생들이 이 사안에 관심이 없기 때문에 총학도 학생들의 비관심사에 주력하지 않는 것이 어쩌면 당연하다. 하지만 이 사안은 결코 우리들과 별개의 문제가 아니다. 개신오거리는 우리 학교와 맞닿아 있어 고가차도가 건설될 경우 학교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을 뿐더러 지역의 거점 대학으로서 이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또한 학생 역시 지역공동체를 구성하는 한 주체로서 이 문제에 대해 시민들과 함께 고민해야 할 사안임을 학생을 대표하는 총학이 간과해서는 안 된다.
 남자의 호소력 짙은 주장이 어느덧 끝나 가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라고 언급하면서 우리 학교가 거론됐다. “ 충북대는 현재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공사에 들일 예산으로 캠퍼스와 주변 지역을 연계한 자전거도로를 설치하도록 요구하는 데에 충북대도 동참해야 합니다”
 시(市)는 전국적으로 철거되고 있는 추세인 고가차도 건설공사를 시민의 의견 수렴 없이 진행 중이다. 또한 시에서 고가차도 건설의 근거로 제시하고 있는 자료 역시 부실한 교통 수요 조사와 신뢰할 수 없는 교통 영향 평가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개신오거리는 현재 비민주적인 방식에 시대의 흐름에도 역행하는, 결국 시민들의 혈세를 이중으로 낭비하는 ‘高價차도’ 공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