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나이가 이순(耳順)이 되면 세상 모든 일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원만하여 어떤 일을 들으면 곧 이해’가 되는 수준에 이르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로부터 존경과 축하를 받았다. 그런데 요즘에는 이순이 되면 새로운 출발을 향해 도전해야 한다. 첨단의료기술의 발전에 따라 사람의 생명이 연장된 결과이기도 하지만, 이순에 이르면 축적된 다양한 세상 경험을 통하여 진지한 도전이 어느 때보다 가능하다는 의미도 있지 않나 싶다.
내년이면 충북대학교도 개교 60주년이 된다. 한국이 광복 이후 끊임없이 변화하며 발전을 지향한 것처럼 우리대학도 지난 59년 동안 성장과 발전에 있어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어 앞으로 새로운 지향점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디딤돌을 만들어 놓았다. 이러한 디딤돌을 바탕으로 우리대학도 ‘인생 60이면 새로운 시작’이라는 표현에 걸맞게 미래지향적인 성장을 위한 준비에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최근 대학은 변화에 순응하지 못하면 퇴출될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 얼마 전 교육과학기술부는 ‘부실대학에 대한 대출제한’이라는 형식을 빌어 대학의 구조조정을 모색하였다. 또한 교육과학기술부는 국립대학 교원들에 대한 성과연봉제를 2013년에 전면적으로 도입할 것과 서울대학교와 인천대학교를 시작으로 전국 국립대학교를 법인화 하겠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였다.
이제 우리대학도 국립대학교라는 안전장치로부터 보호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그렇다면 급변하는 환경변화에서 생존을 위한 우리대학만의 키워드를 만들고, 이를 통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충북대학교로 성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대학의 인지도를 명문대학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 경쟁에서 승리하느냐가 대학의 생존을 좌우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연구와 취업이라는 동전의 양면을 어떻게 조화시키느냐가 성패의 열쇠라고 볼 수 있는데, 이를 통하여 충북대학교를 ‘원하면 갈 수 있는 대학이 아니라 선택받은 자만이 들어갈 수 있는 대학’으로 만들어야 한다. 또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충북대학교만의 특성화를 조속히 완성해야 한다. 이제는 평범함이 미덕인 시대는 지났다. 경쟁력을 갖춘 대학만이 생존한다. 영국의 더 타임즈와 톰슨로이스사가 공동으로 조사한 대학평가에서 한국의 포스텍(옛 포항공대)은 28위, KAIST는 79위, 서울대가 109위로 나타났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심각하게 고민해 보아야 한다.
우리는 침체나 퇴보보다는 성장과 발전을 더 아름답게 본다. 내년이면 60주년을 맞는 우리대학의 한 단계 높은 발전을 위해서는 충북대학교의 인지도와 특성화 이외에도 대학 구성원들의 소통, 국가정책에 대한 유연한 대처 등 많은 과제들을 해결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