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 도서관과 공부할 수 있는 곳들이 중간고사로 인해 몽땅 붐비기 시작했다. 시험기간은 제각각 다르지만 모든 학생들의 공통고민은 ‘대체 어디서 공부하지’일 것이다. 이곳저곳을 돌아다녀도 이미 꽉 들어차있는 열람실이 딴 자리를 알아보라 말한다. 하지만 이상하다. 도서관, 열람실 책상 위엔 가방과 책만 있을 뿐 사람이 없다! 잠시 외출했나 싶어 다른 곳에 다녀와도 없는 건 마찬가지. 결국 빈 강의실을 전전하다 쫓겨나고, 인근 유료독서실을 찾게 된다.
 누구나 한번쯤은 이런 경험 해본 적이 있지 않을까. 시험기간만 되면 중앙도서관이나 형설관, 각 단대 열람실에 자리 ‘만’ 잡는 일부 학생들 때문에 피해 본 경험이. 정작 공부해야 할 학생들은 자리가 없어 공부하지 못하고 빈 강의실 등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것이 우리대학 시험기간의 실태다.
 이미 열람실에 관한 문제는 여러 차례 제기돼 왔다. 재학생은 만 명이 넘는데 따로 공부할 수 있는 시설은 부족하다든지 시험기간의 중앙도서관은 외부출입인 때문에 정작 대학생들을 위한 자리가 없다든지 하는 문제들이다. 나열한 문제들은 학교 측의 적극적인 투자와 관리가 있으면 해결 가능하지만 이번에 필자가 제기하고자 하는 문제는 도서관 사용 시스템에 관한 것이다.
 우리학교 중앙도서관의 일인 당 최대 사용시간은 무려 10시간 이상. 기본 사용시간인 4시간에 한번 연장할 때마다 6시간을 더 사용할 수 있다. 즉, 자리를 한번 맡으면 연장 한두 번으로 계속 사용이 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중간에 수업이 있거나 장시간 자리를 비울 시에도 맡은 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 이는 평소엔 그리 문제되는 사안은 아니지만 시험기간엔 문제가 된다. 기본적으로 중앙도서관이 시험기간에 가장 이용 빈도가 높기 때문에 중앙도서관의 연장 사용 시스템은 아무래도 비효율적일 수밖에 없다. 먼저 자리를 맡은 사람이 사용하지 않을 때 타인이 잠시 사용하는 이른바 ‘메뚜기족’의 사용도 문제가 된다. 최근 급증한 도서관 및 열람실 도난사건의 빌미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중앙도서관을 제외한 단대 열람실과 형설관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다른 곳은 그나마 사용시간 제한조차 없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험기간에 한정해서 개인별 열람실 사용시간을 줄이거나, 기본사용시간을 줄이고 연장 시 1시간단위로 연장 횟수를 늘리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렇게 하면 자리를 선점한 학생이 장시간 사용하지 않을 시 자동적으로 타인에게 사용권이 넘어가게 된다. 이 외에도 정말 필요한 사람이 사용하게끔 하는 효율적인 시스템이 요구된다.
 지금 당장 열람실을 늘리는 것과 같은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바라진 않는다. 하지만 적어도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해결책에 준하는 임시방편이라도 마련해야 되지 않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