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성룡
도시공학과 교수
우리는 지난 30년 동안 상수원을 포함한 전국 주요하천의 수질개선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전반적인 4대강 하천수질은 개선되었으나 아직도 대청호를 위시한 주요 상수원의 수질은 정부의 목표수준인 1급수(BOD 1 mg/l)에 미치지 못하는 형편이다(그림 1 참조). 그 주된 요인으론 생산과 소비의 급격한 증가, 환경의 개발과 보전의 불균형 그리고 자원의 사회적 배분문제 등이 지목되어 왔다.
특히 급격한 사회변화에 따라 개인 및 사회계층 간 인식이 다양해지면서 환경의 질에 관한 의식의 폭도 매우 큰 차이를 보이게 되었다. 상수원 수질의 희망수준, 즉 먹는 물이 갖춰야 할 수준이 이화학적 지표의 일정 지수만으론 모두에게 만족을 줄 수 없게 되었다.
이에 따라 다양한 소비자의 상이한 선호도를 만족시키는 선호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다. 따라서 ‘상수원 수질을 어느 수준으로 유지하고 관리해야 하는가?’는 해당 상수원 상·하류 주민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 정주하며 그 물을 공급받아 이용하는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얼킨 소비자가 수용 가능한 수준, 즉 수용수준으로 결정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수용수준의 차이는 상수원 수질의 관리수준 및 개발에 관한 심각한 의견 충돌 등을 유발시키고 있다. 다양해진 상수원 수질과 관련된 현안들을 어떻게 관리해 나갈 것인가?
상수원 수질환경 특성
수질의 문제는 물이 담겨있는 공간(지표하천이나 저수지, 지하대수층 등)과 물속에 존재해야 하는 특정물질(오염물질 등)과의 시간· 공간적 균형의 문제로부터 발생된다. 좁은 수체 공간 내에 다량의 오염물질이 존재하면 자연히 그 물질이 차지하는 농도가 높아져서 수질오염이 야기된다.
나아가 고농도의 오염물질이 수중에 체류하는 지속시간이 길어질수록 더 높은 사회적 비용(음용수 생산을 위한 수처리 및 상수원 관리에 소요)부담이 증가되게 된다. 사회·경제적 관점에서 상수원 수질악화는 상류에 위치한 오염발생원에서 생산된 오염부하가 물 순환과정 등 다양한 배출과정을 통해서 하류로 이동되고 결국엔 상수원에 유입되는 것에 기인한다.
따라서 오염원에서 상수원 도달까지의 배출-유하-유입과정의 각 단계적 공간에서 적절한 수단을 강구하여 오염부하가 도달하는 정도를 최대한 억제하고 저감시키는 사회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이런 원칙은 ‘일단 하천에 들어온 오염물질을 친환경적으로 저감하는 것은 배출억제에 소요되는 사회적 비용에 비해 훨씬 많은 비용과 시간을 요구’한다는 기존의 사회· 경제적인 경험에서 얻은 지혜이다.
이런 문제는 자주 정치적 이슈화되는 경향이 커서, 상수원을 사이에 두고 있는 상·하류 지방자치단체, 개인과 정부를 위시한 각종 이해당사자들 사이의 물이용에 관한 권리(이수권) 문제는 상수원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지하수를 적극 활용하는 구미 제국과는 달리, 우리는 지표수(하천 또는 댐 저수지)를 주된 수자원으로 하고 있어, 지상에서 발생되는 각종 생산과 소비활동 부산물인 수질오염부하가 상대적으로 쉽고 광범위하게 하천수계로 유입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대청호 등 주요 상수원 BOD농도는 감소하는 반면 COD 농도의 증가가 뚜렷하다(그림 2참조). 이는 그간 정부가 주도한 환경기초시설(하수처리시설 및 하수도 정비)의 확충효과로 미생물의 대사반응을 이용한 오염부하저감이 용의한 오염수질지표인 BOD수치는 떨어지는 한편, 기존의 환경기초시설의 처리능력만으론 처리가 어려운 난분해성 오염물질의 정도를 나타내는 오염수질지표인 COD농도는 차츰 증가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좁은 유역면적에 우기에 집중되는 강우, 공간적으로 밀집된 도시개발 및 토지이용 특성 그리고 길이가 짧은 하천의 상·하류에서 반복되는 취수와 폐수의 방류 행위 등은 우리나라의 하천-유역계가 지닌 오염정화기능(자연환경용량 및 환경기초시설용량)을 약하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한편 하천을 막아 건설된 상수원인 댐 저수지는 수온성층(저수지 수심별 온도 차이에 의한 수층간의 상호 유동 정체현상)의 문제 및 하절기 강우유출에 따라 저수지에 들어오는 고농도 탁도(토양입자 등이 포함된 비중이 높은 물질)를 동반한 오염물질이 형성하는 수리학적 성층화(탁도 밀도류에 의한 저수지 수심별 수층간의 물이 섞이지 못하는 정체현상)의 문제를 갖고 있는데, 이는 저수지 생태의 교란은 물론 대량으로 유입된 외부유입 오염부하의 내부축적 및 상수원 수질의 2차 오염문제(영양염류인 질소와 인 비율의 불균형상태에 따른 생물 중인 조류의 이상 성장 및 자연성 용존 유기물질(NOM)농도의 증가) 등을 유발시킬 수 있는 요인을 포함하고 있다.
오염된 상수원 물을 이용한 정수처리(기존의 염소처리)과정으로부터는 이취·미 및 트리할로메탄의 형성가능(THMp) 위험성의 증가 등 연쇄적인 수질오염문제의 높은 유발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질개선의 수준과 지표
하천수질개선을 위한 관리의 시작은 통상 이수목적을 반영한 목표수질의 설정으로부터 시작된다. 목표수질은 여러 요인들을 고려해서 결정되는데, 우리는 구미 각국에서 사용하고 있는 이화학적 항목 및 생물·생태적 항목과는 다른 BOD라는 생물화학적 항목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물론, 기준 항목의 결정에는 해당 항목이 가지는 과학적 설명력(수질상태에 대한 과학적 설명력)은 물론이고 그 사회의 기술적 수준(계측능력, 해당항목 자료의 질적 및 양적 정도 등) 및 사회·경제적 수준(관측체계의 행정 및 경제적 지속가능성, 지역의 이수목적과 수질에 관한 지역의 합의적 목표수준 등) 등이 고려된다. 과학적 설명력의 예로, 수심이 깊은 댐 저수지의 수질관리의 지표로서의 BOD의 타당성에 대한 논의와 상수원으로서의 목표수질이 1mg/l로 설정되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 것인가의 긴 논의가 학계에서 계속되어 왔다.
사실 BOD가 지닌 과학적 설명력은 생물학적인 분해 가능한 물질이 비교적 짧은 시간 동안 하천 수중에 존재하고 대기로부터 하천으로 다량의 산소가 재공급됨으로써 수중의 미생물 대사에 의한 유기물의 분해와 용존산소의 소모반응이 탁월할 경우에 설득력을 지닌다.
그러나 저수지와 같이 상대적으로 정체된 수리적 특성을 지닌 수체의 경우에는 전술한 바와 같이 저수지 수중에서 주변에서 유입되는 오염물질과 저수지 내부의 녹조 등의 수중 생태-물질 간의 대사 결과로써 발생되는 오염물질의 내부생산(2차 오염) 등의 효과를 설명할 수 없는 BOD는 적절한 수질지표가 될 수 없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도 저수지의 경우, BOD 대신 화학적 산소용량(COD)을 수질관리의 지표로 하고 있다.
저수지의 수질관리 지표가 하천의 관리 지표와 다를 경우 또다시 문제를 유발하게 되고 더욱이 상하류 수체의 수질관리주체가 다를 경우엔 상수원수질오염 책임의 분담에 관한 분쟁의 소지가 있다.
현행의 ‘수질오염총량관리제도’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방지키 위해 BOD농도를 기준으로 사용하고 있다. 여전이 BOD를 기준으로 한 현행 수질오염총량관리제도의 수월성에 대한 논란은 계속 되고 있어, 수질관리 대상 수질지표와 목표수질의 설정에는 이상과 같은 여러 요소에 대한 해당 수계의 이해관계자간의 협의가 전제되어야 한다.
인간-수질환경계간의 긴장적 관계 인식
수질개선을 위하여 요구되는 기본적인 인식은 무엇인가? 일본의 스에이시(Tomitaro Sueishi) 교수는 그의 저서인 “환경학으로의 길”과 “환경계획론”에서 근본적인 수질개선을 위해서는 인간과 수자원환경과의 관계에 대한 인식정립이 필요하다며 인간(Homo-sapience)을 오염배출적 존재(Homo-disposal)로 정의하였다.
인간은 태생 시각부터 주변 환경에 울음소리(소음)와 배설물(폐기물·수질)을 배출하며 성장과 더불어 차츰 사회·경제적 활동역량을 확대하면서 필연적으로 주변과 광역적 환경자원의 개발과 폐기에도 깊은 관계를 만들게 된다. 한편, 지역의 수자원이 우리의 자원개발욕구와 그 산물을 수용하는 데는 일정규모의 한계가 존재한다는 주장이 “수자원환경용량”이다.
이 개념의 근저에는 수자원의 수질오염 정화능력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 한계는 수자원이 위치한 공간적, 생태학적, 수리·수문학적, 그리고 물리·화학적 등 환경적 상태에 따라 결정된다는 생각이 깔려있다. 최근에는 그 용량의 규모를 파악하기 위한 다면적인 학술적 노력이 이뤄지고 있으나, 그 대부분은 수자원이 지닌 자연환경적인 수용능력(Carrying capacity) 추정에 집중되고 있다.
여기에 추가하여 지역주민의 수자원 수질개선을 위한 물질적 및 인식적 수준향상 노력도 함께 고려된다면, 한층 더 인간의 태생적 오염배출적 존재성과 수자원의 내재적 환경용량이 조화된 “실질적인 지역수자원 환경용량”의 개념이 만들어 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 개념에는 수자원 수질저하의 원인제공자인 주민과 그 행위의 수용체인 수자원 간에 존재하는 하나의 사회·생태적 체계가 설정되어 있으며, 지역 주민의 일상적 생활(개발과 폐기)이 수자원의 수질변화에 미치는 역동적 관계가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인간-수질환경 시스템간의 ‘긴장된 관계의 인식’이 범지역적 및 유역적 범위에서 정립되고 보편화 될 때 비로소 “형평성이 확보된 균형적 지역 수자원수질 개선”이 이뤄 질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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